
오는 20일 부대 창설 70주년을 맞는 육군 제35보병사단은 18일 창설 기념식을 열고 이같이 밝히며 “신뢰와 상생의 새로운 시대를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광석 사단장은 “35사단의 70년은 단지 부대 역사가 아니라, 전북과 함께 걸어온 신뢰의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도민과 동행하며 싸워 이길 수 있는 태세와 의지를 다져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35사단은 1955년 강원도 화천에서 창설돼 같은 해 전주로 옮긴 뒤, 2014년부터 임실에 새롭게 터를 잡았다. ‘충경(忠敬)’이라는 이름 아래 70년 동안 전북의 땅과 사람을 지켜온 이들은, 이제 새로운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충경’은 임진왜란 당시 전주성을 지켜낸 이정란 장군의 충절과 용맹을 기리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정신은 오늘날에도 살아 숨 쉰다. 해안경계 작전, 통합방위 작전, 예비군과 신병 교육훈련은 물론 각종 재난 현장 대민 지원까지 35사단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은 없을 정도다.
전북 해안선 281㎞를 철통같이 지키는 이들은, 해안감시레이더와 드론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해 하루 24시간 적의 침투를 감시한다. 동시에 민·관·군·경·소방과 협력해 통합방위훈련도 주기적으로 펼치며, 실전 같은 훈련을 통해 전북의 방패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숫자만 봐도 이들의 역사를 알 수 있다. 101차례 대침투작전으로 무장공비 33명을 사살했고, 밀입국 시도자 660명을 검거했다. 그들이 지켜낸 건 땅만이 아니었다. 폭우와 폭설, 산불이 닥칠 때마다 35사단은 현장에 있었고, 주민의 슬픔과 고통을 함께 나눴다.
2023년 새만금세계잼버리 당시에도 그들의 손길은 세심했다. 교통 통제부터 식수 공급, 환경 정화까지 전방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와 올해 극한 호우와 폭설, 무주 산불 발생 때도 35사단은 누구보다 먼저 달려가 복구와 진화에 헌신했다.
특히, 매년 8만500명에 달하는 예비군 훈련을 책임지는 35사단은 이제 과학화된 훈련 시스템을 통해 도시작전과 가상현실(VR) 모의훈련까지 수행하며, 예비군을 실전형 지역방위 전력으로 키우고 있다.

신병 교육에서도 최신 디지털 장비를 활용한 전투 체험 훈련과 실전 중심 전투기술 숙달 등 정예 육군 육성을 위한 선진화 교육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신병 양성은 단순한 훈련이 아니라 정신을 전수하는 일로, 그 상징이 고 김범수 대위다. 2004년, 수류탄 투척 훈련 중 안전핀을 뽑고도 던지지 못한 훈련병의 수류탄을 안고 산화한 그의 살신성인 정신은 지금도 신병교육대에 살아 숨 쉬는 충경인의 표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은 곳곳에서 인정받았다. 35사단은 지금까지 대통령 표창 21회, 국방부 장관 표창 44회를 받았고, 최근 예비군의 날에도 국방부장관 표창을 받으며 명실상부한 최정예 지역방위 사단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35사단은 창설 70주년을 맞아 또 다른 나눔을 실천했다. 최근 장병 777명이 자발적으로 모은 헌혈증 777장을 전북혈액원에 기증한 것이다. 지역 혈액 수급 문제 해결에 보탬이 되고자 한 이들의 이웃 사랑은 단지 숫자에 그치지 않는 따뜻한 지역 연대의 상징이 됐다.
김광석 35사단장은 “35사단의 70년은 단지 부대의 역사가 아니라, 전북과 함께 걸어온 신뢰와 상생의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도민과 동행하며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태세를 강화하고 의지를 더 굳건히 다져 힘차게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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