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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미국 과학자들이여, 트럼프 피해 프랑스로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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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4-19 09:55:19 수정 : 2025-04-19 09:5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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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연구자 유치 위한 프로그램 발표
“학문의 자유 위협 맞서 최선 다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학문의 자유를 위협받고 있는 미국 대학교와 과학자들을 향해 프랑스가 손을 내밀었다. 트럼프 행정부를 피해 프랑스 대학교에 둥지를 틀고 연구 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 제공을 약속한 것이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가운데)이 파리 도서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마크롱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학문의 자유를 위협받는 미국 연구자들을 향해 “프랑스로 오라”며 러브콜을 보냈다. 로이터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이곳 프랑스에서 연구는 최우선 과제이고 혁신은 곧 문화이며 과학은 무한한 지평”이라며 “전 세계 연구자들이 프랑스를 선택하고 유럽을 선택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나라 이름을 특정하진 않고 ‘전 세계’라고 했으나 실은 트럼프 행정부 아래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프랑스 정부는 국립연구재단(ANR)이 ‘과학을 위해 프랑스를 선택하라’(Choose France for Science)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마련한 사실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프랑스의 대학교와 각급 학교, 연구소 등이 외국인 인재 유치를 위해 정부에 자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ANR은 성명에서 “프랑스는 전 세계에 걸쳐 학문의 자유를 겨냥한 공격에 맞서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연구자들 사이에 전례 없는 이동이 일어날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며 “프랑스는 유럽에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자 하는 이들을 적극 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학생들이 든 손팻말에 ‘(연방정부는) 하버드대에서 손을 떼라’는 구호가 적혀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요즘 미국에선 ‘진보의 아성’으로 불리는 명문 대학교들과 행정부 간에 전쟁을 방불케 하는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하버드대를 비롯한 이른바 아이비리그 대학들이 있다.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를 비롯한 중동 일대에서 이스라엘와 하마스 등 이슬람 무장 세력 간 충돌로 무고한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희생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노골적으로 이스라엘 편만 드는 것에 반발한 학생 시위가 발단이 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행동을 주도한 팔레스타인계 교수와 학생들에게 추방 위협을 가하는 한편 대학 본부 측이 나서 이를 막지 않으면 각종 보조금 등 자금 지원을 끊겠다고 겁박했다. 이에 대학 총장들과 교수진이 학문의 자유를 들어 강하게 반발하자 실제로 자금 지원이 뚝 끊겼다. 그로 인한 연구 인력 감축으로 수백명의 과학자가 일자리를 잃은 상황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점령된 유럽 국가들의 과학자들이 탄압을 피해 미국으로 이주했고, 바로 이들이 오늘날 미국을 세계 최강의 과학기술 대국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정설로 통한다. 이번에는 거꾸로 미국 과학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억압에서 벗어나고자 프랑스 등으로 대거 옮기면서 유럽 국가들이 뜻밖의 지적 횡재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유럽 정치 지도자들 사이에 확산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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