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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EU 사이에서 갈수록 존재감 커지는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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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4-19 14:43:50 수정 : 2025-04-19 14:4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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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정상회담 이튿날 밴스도 만나 대화
유럽에선 ‘우리 빼고 미국과 밀담’ 불안감도

강성 우파 성향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미국 공화당 행정부와 끈끈한 관계를 과시하며 대서양 양안(兩岸) 외교의 중심에 부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을 상대로 선포한 관세 전쟁에 맞서 EU의 이익을 지켜낼 지도자는 EU 집행부도, 독일나 프랑스 정상도 아니고 멜로니라는 인식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화사한 분홍색 정장 차림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오른쪽)가 18일(현지시간) 로마를 방문한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을 따뜻하게 환영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멜로니는 이날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부활절(4월20일)을 앞두고 로마를 방문한 J 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 전날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와 양국 정상회담을 가진 뒤 불과 하루 만이다. 미국의 1인자, 2인자와 이틀 연속으로 마주하며 자신이 미국을 상대로 유럽을 대표하는 지도자임을 확실히 각인시킨 셈이다.

 

전날 트럼프와의 정상회담 때에는 하얀 정장을 입었던 멜로니는 이날 화사한 분홍색 의상으로 대중의 시선을 끌었다. 밴스의 취임 후 첫번째 로마 방문을 열렬히 환영한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비록 밴스는 부통령 신분이지만 이탈리아 총리실은 국가 정상급에 준하는 의전으로 그를 맞아들였다.

 

이날 두 사람은 미국과 EU 간 관세 전쟁을 비롯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다. 이탈리아가 27개 EU 회원국의 하나인 만큼 미국이 EU에 고율의 관세를 물리겠다는 방침에서 이탈리아만 예외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전날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트럼프는 멜로니에게 다른 정상들을 대할 때에는 느낄 수 없었던 따뜻한 호감을 표시했다. 심지어 멜로니를 가리켜 “환상적”(fantastic)이란 표현까지 썼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을 방문한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기 전 손으로 무언가를 가리키며 다정하게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멜로니는 유럽과 미국 사이에서 갈등을 완화할 수 있닌 적임자가 바로 자신임을 강조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의 마가(MAGA) 대신 ‘서방을 다시 위대하게’(MWGA)라는 메시지도 꺼내들었다.

 

사실 멜로니의 방미를 앞두고 EU 집행부와 일부 회원국 정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 것도 사실이다. 미국이 EU를 상대로 2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가 90일간 유예하기로 한 뒤 트럼프와 따로 만나는 첫 EU 회원국 지도자가 바로 멜로니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지금은 27개 회원국이 똘똘 뭉쳐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때’, ‘특정 국가의 이익이 아닌 EU 전체의 이익이 더 중요하다’ 등 고언이 쏟아졌다. 멜로니가 트럼프와의 좋은 관계를 지렛대 삼아 이탈리아만 혜택을 누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 탓이다.

 

멜로니가 이끄는 이탈리아 우파 정부는 이민 정책 등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비슷한 견해를 갖고 있다. 멜로니는 또 트럼프의 핵심 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절친하다. 그 덕분인지 지난 1월20일 열린 트럼프의 취임식에 유럽 국가 정상으로는 유일하게 초대장을 받아 참석했다. 유럽 언론들은 미국과 EU 관계가 악화할수록 멜로니의 존재감이 더욱 커질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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