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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로이어, 소송 전략에 큰 도움… 세계화 목표” [차 한잔 나누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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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4-21 20:58:17 수정 : 2025-04-22 00: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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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순 로앤컴퍼니 연구소장

2025년 변시 정답률 74% 합격권 화제
판례 검색·소장 초안 등 ‘비서 역할’
개업 변호사 4명 중 1명 이용 인기
“韓, 의료 등 특화 AI 경쟁력 충분
법체계 비슷한 日 시장 진출 공략”

“최근 국내 인공지능(AI) 경쟁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지만, 버티컬 영역에서는 우리나라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안기순 로앤컴퍼니 법률AI연구소장)

 

버티컬 AI는 여행, 법률, 의료 등 특정 분야에 특화된 AI 기술이다. 흔히 아는 오픈AI의 챗GPT 등 범용 거대언어모델(LLM)이 여러 분야에 걸쳐 일반적인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한다면, 버티컬 AI는 해당 분야의 고유한 요구사항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계돼 환각(할루시네이션) 현상을 줄이고 최적화된 답변을 도출할 수 있다.

 

토종 법률 인공지능(AI) 서비스 ‘슈퍼로이어’ 개발을 총괄한 안기순 로앤컴퍼니 법률AI연구소장이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로앤컴퍼니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제원 선임기자

대표적인 예가 올해 치러진 제14회 국내 변호사시험 선택형 문항에서 정답률 74%를 기록하며 여유 있는 성적으로 합격권에 든 토종 법률 AI 서비스 ‘슈퍼로이어’다. 오픈AI, 앤트로픽 등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범용 AI 회사들이 제공하는 최신 모델들을 능가하는 성적을 냈고, 비영어권에선 해당 국가 언어로 변호사시험 객관식 전체 영역을 풀어 합격권에 든 첫 AI라는 의미가 더해졌다.

 

‘슈퍼로이어의 아버지’ 안 소장(사법연수원 27기)을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로앤컴퍼니 본사에서 만났다. 그는 슈퍼로이어의 성공 비결을 ‘법률 데이터 활용’과 ‘서비스 아키텍처’로 요약했다. 안 소장은 “슈퍼로이어에 질문을 입력하면 최적화된 답변을 찾기 위해 오픈AI, 앤트로픽 등 다양한 언어 모델을 호출한다. 이 과정에서 질문에 부합하는 법률 데이터를 찾고, 정보를 종합하고, 답변을 만들어내도록 구조화된 시스템이 바로 아키텍처”라며 “아키텍처 설계에 독자적인 기술을 적용하고 로앤컴퍼니만의 방대한 법률 데이터를 답변에 활용하면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 슈퍼로이어는 문제 풀이용이 아니다. 현재 법조계에서 실무에 사용 중인 AI 비서 서비스다. 상담 단계서부터 의뢰인이 한 얘기를 정리하고, 상담 내용에 적용될 수 있는 판례와 법령을 검색해주고, 사건을 수임한 뒤엔 소장 초안과 준비서면 작성 등 다방면으로 활용되고 있다. 안 소장은 “법률 업무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문서 작업”이라며 “생성형 AI가 가장 잘하는 것이 텍스트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것이므로 법률 업무에 활용도가 높고, 업무 생산성이 높아지면 AI로 아낀 시간을 소송 전략 수립 등 창의적인 업무에 쏟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토종 법률 인공지능(AI) 서비스 ‘슈퍼로이어’ 개발을 총괄한 안기순 로앤컴퍼니 법률AI연구소장이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로앤컴퍼니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제원 선임기자

슈퍼로이어는 불과 10개월 전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신생 AI지만 현재 국내 개업 변호사 4명 중 1명 정도를 가입자로 두고 있다. 다른 분야보다 보수적인 특성이 강한 법률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안 소장은 “흔히 좋은 서비스를 설명할 때 ‘한 번도 안 쓴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쓴 사람은 없다’고 표현한다”며 “슈퍼로이어는 첫 결제 뒤 다음 달 결제 유지율이 약 80%에 달하는데, 해당 수치는 유사한 규모의 글로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에서도 상위 25%에 드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슈퍼로이어가 법조계를 넘어 일반 대중의 법률 접근성을 높이는 데도 활용될 수 있을까. 안 소장은 “사실상 어렵다”고 답했다. 그는 “처음부터 법률가를 타깃으로 만든 서비스”라며 “아무래도 법률 전문가가 사용해야 슈퍼로이어의 답변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소장은 대신 슈퍼로이어의 세계화를 꿈꾸고 있다. 우리나라와 법체계가 비슷한 일본을 시작으로 글로벌 무대에 진출해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통할 법률 AI 서비스로 성장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안 소장은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많은 것이 변화했지만 가장 주목할 점은 바로 언어의 장벽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현재 슈퍼로이어는 한국어, 한국 법률에 특화된 서비스지만 지속적인 고도화로 가치가 충분히 입증되면, 다른 국가의 데이터를 활용해 서비스를 확장할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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