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병상생활 접고 활동 재개
부활절 메시지 전한 다음 날 떠나
정순택 대주교 “영원한 안식을”
2013년부터 12년간 14억 신자를 이끌며 수많은 개혁적 행보로 가톨릭교회에 뚜렷한 진보적 발자국을 남긴 프란치스코 교황이 88세로 선종했다.
21일(현지시간) 교황청 궁무처장인 케빈 패럴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전 7시35분에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고 발표했다. 패럴 추기경은 “그는 삶 전체를 주님과 교회를 섬기는 데 헌신했다”고 강조하며 “신앙, 용기, 보편적 사랑을 갖고 복음의 가치를 살아가라고 우리를 가르쳤으며 특히 가장 가난한 이들과 가장 소외된 이들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호흡기 질환으로 2월14일부터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양쪽 폐에 폐렴 진단을 받은 그는 한때 호흡 곤란 증세로 고용량 산소 치료를 받는 등 상태가 악화하기도 했지만 극적으로 건강을 회복해 지난달 23일 38일간의 입원 생활을 마치고 퇴원했다.
최근에는 활동을 재개해 부활절을 앞두고 이탈리아 로마 시내의 교도소를 깜짝 방문하거나 이탈리아를 방문한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을 비공개로 면담하는 등 활동을 늘려갔다. 그러나, 부활절 대축일에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을 만나고 부활절 메시지를 전한 뒤 하루 만에 갑작스럽게 선종 소식이 전해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는 고인의 뜻에 따라 간소하게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생전 “품위 있으면서도 모든 그리스도인처럼 간소화된 예식을 원한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지난해 11월에는 이런 의지를 제도화하는 ‘교황 장례 예식서’에 서명하기도 했다.
한국과 각별한 인연을 맺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에 정순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은 “평생 복음과 사랑을 실천하신 교황님께서 이제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밝혔다. 정 대주교는 “우리는 그분을 떠나보내지만, 복음을 삶 속에서 실천하며 그분의 사랑과 자비를 이어가야 한다”며 애도의 뜻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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