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간부를 사칭한 대량 주문 ‘노쇼(No show)’ 사기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노쇼’ 사기는 군부대나 병원·교도소 직원 등을 사칭해 음식을 대량 주문한 뒤 잠적하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22일 육군과 울진군에 따르면 최근 모 부대 간부라고 밝힌 남성이 경북 울진군 지역 내 두 곳의 치킨집에 각각 80마리와 40마리 등 모두 120마리 치킨을 주문했지만 약속시간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지역 A식당업주도 같은 피해를 당했다. 군 간부라고 밝힌 사람이 40인분의 식사를 주문했지만,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 이 역시 ‘노쇼’ 사기였다.
해병대 관계자는 “군 간부라고 밝힌 사람은 가짜 공문서를 만들어 주문하는 것 같다”며 “대량 주문 시에는 반드시 대면 주문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광주 지역 음식점에서도 군 간부 등을 사칭한 노쇼 사기가 잇따른 것으로 파악됐다.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4월 들어 21건의 노쇼 사기 신고가 접수됐다. 올해 1월에는 1건, 2월엔 4건, 3월엔 2건의 피해가 접수됐는데 이달 들어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노쇼’ 사건은 제주도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4일 제주에서는 해병대 간부라고 밝힌 남성이 천막사에 부대에서 사용할 예정이라며 개당 50만원짜리 천막 4개를 주문했다. 이 남성은 ‘제2사단 해병대 군수단 여단장’ 명의의 부대 물품 공급 결제 확약서를 보내기까지 했으나, 결국 나타나지 않고 연락이 두절됐다.
지난 3월에는 제주의 한 빵집이 녹차크림빵 100개를 주문 받았다가 ‘노쇼’ 피해를 당한 바 있다.
당시에도 군 간부라고 밝힌 사람이 주문했으나 약속 당일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이 남성은 ‘병사들이 모두 녹차 알레르기가 있다’며 ‘주변 보육원에 후원하시고 좋은 일 한 번 하시길 바란다. 시간 낭비하지 않길 바란다’는 식의 조롱하는 듯한 메시지를 보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빵집 노쇼 사건과 관련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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