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표하면 뭐할껴. 국민의힘은 쳐다보기도 싫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이라는데…”.
21일 오전 대전 중앙시장. 국수를 먹던 한 어르신이 TV를 보면서 투덜거린다. 김대명(65)씨는 6·3 조기대선 투표를 포기할까한다고 했다. 김씨는 “계엄이다 뭐다 해서 나라꼴이 이게 뭐냐”며 “그런데도 국민의힘은 10명 가까이 후보들이 나와서 서로 물어뜯는다. 민주당은 어차피 이재명일텐데 모두 맘에 안든다”고 말했다.
국수가게 주인 이씨는 “이번엔 민주당 찍으려고 한다”고 했다. 이씨는 “지난 대선에서 기세가 좋아 윤석열을 뽑았는데 지금 여기 봐라, 중앙시장에 이 시간에 사람이 없다. 국민의힘은 절대 안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역에서 만난 시민들은 이번 대선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단죄’에서 비롯한 만큼 투표로 이번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김상기(42·충남 천안시)씨는 “이번 선거는 민주주의 회복의 신호탄”이라며 “사과를 하지 않는 국민의힘을 어떻게 뽑겠느냐. 민주당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송지은(35·대전 유성구)씨는 “이재명 후보에 한 표 주려고 한다. 계엄 선포 후 정치인들이 어떻게 국민을 생각하는지 똑똑히 봤다”며 “이번 투표는 확실한 ‘심판’”이라고 말했다.
충청권 MZ세대 표심도 엇비슷하다.
한세라(27·대전)씨는 “그동안 투표를 하지 않았었는데 이번엔 무조건 민주당을 찍을 것”이라며 “정치인을 잘못 뽑은 대가는 참혹했지만 (저는 아예) 투표를 안했다는 점에서 죄책감이 더 컸다”고 말했다.

세종 조치원시장서 만난 상인들은 속내를 쉽게 드러내진 않았다.
조치원시장 정육점 사장 백모(75)씨는 “누굴 뽑을지 결정하지 않았다”며 “말만 번지르르하게 경제를 살리겠다고 하지만 매번 결론은 ‘뽑아봤자’다”고 고개를 저었다. 시장서 과일을 고르던 한 손님은 “이젠 ‘충청권 출신이다’, 이런 말 믿지 않으려 한다”며 “지역이라서 뽑아줄 생각은 없지만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나 나온 후보 모두 맘에 안든다”고 했다.
세종시청 근처서 만난 양준상(44·)씨는 “국민의힘이 해놓은 짓을 보면 당을 해체해야 하는 수준인데 후보를 냈다. 뻔뻔하기 그지 없다”며 “당연히 민주당에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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