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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먹거리 찾자”… 불황의 건설업계, 친환경 사업 속도

입력 : 2025-04-23 06:00:00 수정 : 2025-04-22 20: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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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경기 침체 속 새 동력 찾기 분주

카본코, 고성능 이산화탄소 흡수제 개발
5월 포천화력발전소에 설비 구축 계획
북미 등 글로벌 CCUS 시장 본격 진출
GS건설, 청정암모니아로 전기 생산 추진
영일만산단 내 발전 플랜트… 실증사업

미래 먹거리 찾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 건설업계가 친환경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친환경 소재·공법을 활용한 건설뿐만 아니라 탄소 발생을 줄이기 위한 각종 기술 개발에 나서는 등 점차 영역을 넓혀가는 모습이다. 전반적인 건설 경기 침체 상황에서 사업 다각화와 친환경 경쟁력 확보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DL이앤씨의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전문 자회사인 카본코는 에너지 소모량을 크게 줄인 이산화탄소 흡수제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DL이앤씨의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전문 자회사 카본코 소속 연구원이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카본코 기술연구소에서 이산화탄소 흡수제 성능 실험을 하고 있다. DL이앤씨 제공

이산화탄소 흡수제는 석탄이나 액화천연가스(LNG) 같은 화석연료 연소 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포집에 사용되는 핵심 물질이다. 액상 형태인 흡수제는 배기가스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선택적으로 뽑아낸 뒤 이를 분리하는 역할을 한다. 세계 각국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이렇게 뽑아낸 이산화탄소를 고체로 만들어 저장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카본코가 개발한 흡수제는 1t의 이산화탄소 포집에 2.15기가줄(GJ)의 에너지를 소모해 상용 흡수제인 모노에탄올아민(MEA)보다 에너지 소비량을 46% 이상 줄였다. 이는 현재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바스프(BASF)나 셸(Shell), 미쓰비시중공업의 흡수제와 비슷한 수준이다. 카본코는 다음달 경기 포천복합화력발전소에 파일럿 설비를 구축해 본격적인 실증을 할 예정이다.

카본코가 고성능 흡수제 개발에 나선 건 CCUS 시장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인더스트리아크에 따르면 CCUS 시장 규모는 연평균 29%씩 성장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총 253억달러(약 37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상민 카본코 대표는 “이번에 개발한 흡수제를 앞세워 북미 지역 등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래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힘을 싣고 있는 GS건설은 청정암모니아를 연료로 주입해 탄소 발생 없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 플랜트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날 GS건설은 포항시, HD현대인프라코어, 아모지(AMOGY)와 함께 ‘포항시 분산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GS건설과 포항시는 경북 포항 영일만산업단지 내에 분산에너지 특화 지역을 조성하고, 청정암모니아로 탄소 발생 없는 친환경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발전 플랜트 실증사업에 나선다. 이후 산업단지 내에서 온실가스 감축이 필요한 기업을 대상으로 상용 플랜트를 본격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GS건설은 올해 1월 HD현대인프라코어, 아모지와 ‘청정수소화합물(암모니아) 기반 수소엔진 발전기’ 개발을 위한 전략적 기술협약을 맺은 바 있다. 아모지는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기술을 보유한 미국 스타트업이며, HD현대인프라코어는 수소를 연료로 전기를 만드는 엔진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GS건설은 “아모지, HD현대인프라코어와 함께 이들이 개발한 기술을 합쳐 40피트 컨테이너 크기의 발전 모듈을 포항 영일만 산단에 설치하고, 실제 발전과 전력 공급을 실증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업계의 친환경 사업 확장 행보는 건설 경기 침체 속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전략의 일종으로 풀이된다.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 다각화를 통해 장기 성장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타사 대비 강점 또는 핵심 역량을 구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수소·친환경 사업 진출 등이 모두 같은 맥락”이라고 짚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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