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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젤렌스키에 양자회담 제안… 종전협상 탄력받나

입력 : 2025-04-22 21:00:00 수정 : 2025-04-22 23: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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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 발발 후 처음… 성사 촉각

TV 인터뷰서 직접 대화 의지 내비쳐
그동안 우크라 정부 ‘불법’으로 규정
협상 상대 인정 안 해… 태도 변화 주목
크레믈궁 “소통 장애물 제거” 단서 달아
젤렌스키 “어떤 대화도 준비” 수용 뜻
민간시설 휴전 등 이견 좁힐지 미지수

미국 주도로 진행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사진)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직접 대화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우크라이나 정권 교체를 요구하던 푸틴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을 제안한 것은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종전 협상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떠한 평화 구상에도 열려있다는 점을 수차례 언급해왔다”며 “우크라이나도 같은 입장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터뷰 이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레믈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양자 간 (논의를) 포함해 민간인을 공격하지 않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은 우크라이나 측과의 직접 협상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이 맞다”고 푸틴 대통령의 대화 제안을 확인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측이 의지가 있고 개방적이라면 소통을 위한 장애물을 법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일부 조치를 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장애물’이 무엇을 뜻하는 지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러시아가 2022년 젤렌스키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협상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한 것이 협상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해 온 점이 참고할 만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제안에 직접적으로 답하지는 않았으나 수용의 뜻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화상 연설에서 “어떠한 대화에도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지자체장들 만난 푸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 세 번째)이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지방자치단체 관련 행사를 마친 뒤 지자체장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모스크바=AP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공식적인 회담을 가진 적이 없다. 양국이 잠정 합의했던 ‘30일 휴전’ 등은 미국이 양측 협상장을 오가는 ‘셔틀 외교’ 방식으로 진행돼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혀왔으나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정부를 ‘불법’으로 규정하며 대통령 자격이 없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해 임기가 끝났음에도 계엄령을 이유로 정권을 계속 유지해 정당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축출한 뒤 우크라이나에 친러시아 정권을 수립하는 방안을 암암리에 모색해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휴전 조기 합의를 압박하자 30시간의 ‘부활절 휴전’을 제안한 데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입장을 현실적으로 조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평화 회담에서 완전히 손을 뗄 수 있다”고 경고했으나 부활절 휴전 이후 “이르면 이번 주 안에 평화 협상을 타결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다시 낙관적 메시지를 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다만 양국 간 회담이 성사되더라도 ‘민간시설 휴전’ 등에 관한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푸틴 대통령의 양자회담 발언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민간시설을 겨냥한 장거리 미사일·드론 공격을 30일간 상호 중단하자고 제안한 이튿날 나왔다. 양국은 부활절 휴전 기간에도 서로 공격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며 비난만 주고받았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미국, 영국, 프랑스 대표단과 23일 영국 런던에서 우크라이나 휴전 관련 2차 회의를 연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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