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 김광현과 맞대결서도 웃어

프로야구 KT의 좌완 선발 오원석(24·사진)은 2020년 SSG의 전신인 SK의 1차 지명으로 입단했다. SSG는 오원석을 김광현의 뒤를 잇는 좌완 에이스로 키우기 위해 애썼지만, 오원석은 좀처럼 유망주의 껍질을 깨고 나오지 못했다. 결국 SSG는 지난해 10월 불펜진 강화를 위해 KT로부터 우완 불펜 김민을 받고 오원석을 내주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오원석에게 선발진의 한 자리를 내줬고, 오원석은 6년차인 올 시즌 드디어 재능을 만개하는 모양새다. 오원석은 2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SSG와의 홈경기에서 오원석은 선발 등판을 했다. 이적 후 처음으로 ‘친정팀’에게 공을 던지게 된 것이다. 게다가 선발 맞대결 상대는 ‘롤모델’이었던 김광현. 오원석이 자신의 성장을 보여주기엔 안성맞춤의 무대가 마련된 것이다.
1회초 마운드에 오른 오원석은 3루 쪽 SSG 응원석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5년간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에 대한 예의를 다한 오원석은 이후 씩씩하게 공을 던졌다. 5,6회에 한 점씩을 내주긴 했지만, 6이닝을 4피안타 2볼넷 2실점(2자책)으로 버텨내며 세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에 성공했다. 삼진을 8개나 솎아낼 정도로 SSG 타자들을 압도했다.
오원석은 우상인 김광현과의 첫 맞대결에서도 판정승을 거뒀다. 김광현은 이날 5.2이닝 10피안타 4볼넷 5실점(4자책)으로 난조를 보였다. KT가 5-2로 앞선 상황에서 7회부터 마운드를 불펜진에게 맡긴 오원석은 시즌 3승(1패)째를 신고했고, 김광현은 시즌 3패(1승)를 당했다.
KT는 오원석의 호투와 장단 15안타를 몰아친 타선의 힘을 앞세워 9-3으로 대승을 거뒀다. 3연승을 달린 KT는 시즌 성적 13승1무10패로 이날 비로 경기가 취소된 한화(14승11패)를 승률에서 앞서며 3위로 밀어내고 2위로 올라섰다.
고척돔에서는 키움이 두산을 5-4로 꺾고 두산을 3연패로 밀어 넣었다. NC는 잠실에서 선두 LG를 연장 10회 접전 끝에 6-5로 이겼다. 대구(KIA-삼성), 부산(한화-롯데)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이날 총 2만5274명(잠실 1만2941명, 수원 5497명, 고척돔 6809명)의 관중들이 야구장을 찾으면서 2025 KBO리그는 역대 최소인 118경기 만에 200만 관중(200만5371명)을 돌파했다. 종전 기록은 2012시즌의 126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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