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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 방어막 망가뜨리는 ‘이 습관’… 적절한 양치 타이밍은

, 이슈팀

입력 : 2025-04-24 09:15:55 수정 : 2025-04-24 15: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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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 음식 섭취 시 30분∼1시간 후 양치해야
충치 없는데도 ‘찌릿찌릿’…양치 습관이 문제

탄산음료를 마시고 곧바로 양치질을 하면 왜 나쁠까.

 

우리 치아는 겉껍질인 ‘법랑질’(에나멜)과 속껍질인 ‘상아질’로 둘러싸여 있다. 이 중 법랑질은 치아를 보호해주는 ‘방패’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 방패는 우리가 산성 음식을 먹으면 일시적으로 젖은 석고처럼 약해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때 바로 칫솔질을 하면 약해진 법랑질을 사포로 문지르는 것과 같은 부담을 주게 된다. 세게 닦을수록, 치약의 연마 성분이 강할수록 더 심하게 깎일 수 있다. 그 결과 보이지 않게 상아질이 노출된 민감성 치아가 되거나, 마모∙충치가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전문가들은 일부 음식을 먹었을 때는 양치의 ‘3∙3∙3 원칙’(하루 3번, 식후 3분 이내, 3분 간)이 오히려 독이 된다고 지적한다.

 

◆산 섭취 후 양치는 치아 손상 유발

 

국내외의 수많은 연구결과에 따르면, 식후 즉각적인 양치는 산성 물질을 섭취한 사람의 치아에 손상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치의학 아카데미 연구팀이 3주간 탄산음료를 마신 후 양치 실험을 한 결과, 식후 20분 이내에 양치한 사람은 식후 30분∼1시간 사이에 양치한 사람들보다 치아 표면 손상이 컸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챗GPT 생성 AI 이미지

미국 건강·생활 매체 롤링아웃(Rollinng Out)은 지난 12일 보도에서 “산성 음식을 먹은 직후에 이뤄지는 칫솔질은 산을 제거하는 대신에 오히려 법랑질 깊숙이 산을 밀어넣는다”며 “약해진 법랑질에 흠집이 나게 되고 이렇게 미세한 흠집이 누적되면 충치에 취약해진다”고 밝혔다.

 

이경은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치과 교수는 “산도가 높은 탄산음료와 맥주, 차, 커피, 주스, 식초가 포함된 음식, 이온음료 등을 먹은 후에는 섭취 후 바로 양치질을 하면 산성에 노출된 치아와 치약 연마제가 만나 치아 표면이 부식될 수 있다”며 “이 때는 물로 입안을 헹구고 30분 후에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충치가 생긴 게 아닌데도 치아에 찌릿찌릿 아픈 반응이 나타나는 것도 잘못된 양치 습관 때문일 수 있다. 롤링아웃은 “식후 칫솔질로 인해 법랑질이 얇아지면 그 아래 민감한 상아질 층이 노출돼 온도와 산성 성분에 취약해진다”고 말했다.

 

법랑질이 깎여 미세한 흠집 사이로 상아질이 드러난 치아는 뜨겁거나 차가운 음식, 또 산성 성분이 강한 음식을 먹을 때마다 날카로운 기구에 베이는 것과 같은 통증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침, 물, 우유…산 중화∙회복에 도움 

 

특히 pH 3∼4 수준의 음식을 섭취한 경우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주요 음식별 pH 농도(숫자가 낮을수록 산 성분 강해짐)를 살펴보면 레몬∙라임(pH 2.0∼2.6), 식초류(초밥∙피클, pH 2.0∼3.0), 탄산음료(pH 2.5 ~ 3.5), 와인(특히 백포도주, pH 3.0∼3.5), 오렌지 주스∙사과∙포도∙이온 음료(pH 3.0∼4.0) 등의 순으로 산 성분이 강하다. 이들 음식을 먹었다면 적어도 30분 이후에 양치를 해야 한다.

 

입 안을 중성 상태(pH 6.5~7)로 빠르게 회복하는 데는 침과 물, 치즈, 우유 등이 도움이 된다. 10∼20초 간의 물 헹굼을 통해 음식물 입자와 희석된 산을 일부 씻겨낼 수 있고, 침에는 중탄산염(HCO₃)과 인산염이 있어 산을 중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 무설탕 껌을 씹으며 타액 생성을 촉진할 수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칼슘 함량이 높은 치즈 한 조각이나 우유 한 잔으로 식사를 마무리하는 것도 좋다. 칼슘은 직접적인 ‘산 중화제’는 아니지만, 치아가 산성 환경에 노출되면 법랑질에서 칼슘과 인이 빠져나가는 ‘탈회(demineralization)’가 발생하게 된다. 이때 칼슘을 다시 공급하면 손상된 부분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산 중화 기능이 뛰어난 무알코올 구강 청결제로 씻어내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정원 서울대치과병원 원스톱협진센터 교수는 “음식물 섭취 후 가급적 바로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지만, 탄산음료나 과일음료와 같이 산성을 띠는 음식은 물로 한 번 깨끗이 헹군 뒤 30분 정도 후 양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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