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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어’ 체코 원전 제동에… K건설, 2025년 해외수주 달성 ‘먹구름’

입력 : 2025-05-16 06:00:00 수정 : 2025-05-16 07:2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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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억 달러 목표… 불발 땐 차질 예상

체코 원전 수주액 173억 달러 안팎 예상
佛 이의제기로 계약 체결 중단 ‘암초’ 만나
지연 최소화 노력에도 최종 계약 불투명
단순도급형 많아 기술·가격 경쟁 밀려
중동 유가 하락·설비 발주 감소도 변수
정부·업계, 투자개발사업 수주 확대 박차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수주가 암초를 만나면서 올해 해외건설 연간 수주 목표액 ‘500억달러’(약 70조원) 달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당초 체코 두코바니 원전 프로젝트 수주를 염두에 두고 계획했던 목표치인데, 체코 법원이 제동을 걸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이다. 만약 체코 원전 사업 수주가 정부 기대와 달리 불발되고, 예년과 비슷한 수주액에 머무른다면 목표치 달성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11년 9월 27일(현지시간) 체코 두코바니의 원자력 발전소 4개 냉각탑에서 수증기가 솟아오르는 모습. AP연합뉴스

15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연간 해외건설 수주 목표액은 지난해 목표치(400억달러)보다 100억달러 늘어난 500억달러다. 지난해 실제 연간 수주액(371억달러)이 목표치에 못 미쳤으나, 올해 그보다 높은 수주 목표를 수립하게 된 데는 체코 원전 프로젝트가 큰 영향을 미쳤다. 체코 원전 수주액은 173억달러 안팎으로 예상되는데, 최근 5년 평균 연간 수주액(334억달러)에 이를 합치면 500억달러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앞서 한국수력원자력을 주축으로 한 ‘팀코리아’는 체코 정부와 원전 신규 건설 최종 계약을 앞두고 있었으나, 체코 브르노지방법원이 프랑스전력공사(EDF)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여 계약 체결을 일시 중단하라는 가처분 결정을 내리면서 암초를 만났다. 체코 정부는 한수원과의 계약을 사전 승인하며 사업 지연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최종 계약 체결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올해 들어 4월까지 국내 건설사들의 누적 해외건설 수주액은 105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32억1000만달러)보다 20.2% 줄어들었다. 최근 5년 평균(105억7000만달러)과는 비슷한 수준이지만, 연간 목표치가 전년보다 100억달러 뛰어오른 것을 고려했을 때 현재로선 체코 원전 없이는 목표 달성이 힘겨운 상황이다.

해외건설협회 측은 “4월에 (수주가) 예정돼 있던 게 별로 없었다”며 “5월, 6월로 넘어가면 4월보다는 수주 계약하는 프로젝트들이 조금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해외건설업계가 마주한 현실이 녹록지 않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그간 해외건설 산업이 양적으로 급격히 성장해왔지만, 질적 성장에는 한계에 직면해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실정이다.

김화랑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해외건설 산업은) 여전히 단순 도급형 사업이 개발형 사업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기술 경쟁에서는 선도기업에 뒤처지고, 가격 경쟁에서는 후발기업에 밀리는 ‘넛크래커’ 상황에 직면해있다”고 진단했다.

업계에서는 한국의 해외건설 최대 수주 지역인 중동에서 유가 하락 및 탈석유화 추진 여파로 정유화학 플랜트 등의 산업설비 발주가 점차 줄어들면 수주액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급사업 중심의 해외 수주 구조를 넘어 ‘투자개발사업 수주 확대’로의 전환에 힘을 쏟고 있다. 투자개발사업은 사업 참여자가 소요되는 비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부담하고, 발생하는 손익을 지분에 따라 분배해 투자 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수주 시 사업 시행자로서 사업 기획·개발과 금융조달 및 시공, 운영·관리 등 사업 전(全) 단계 수주가 가능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이 선진시장을 많이 공략하려고 한다”며 “투자개발형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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