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하임리히법 평소 숙지 중요…성인·영유아 방법 달라"

기도에 이물질이 걸려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던 아기를 인근에 있던 어린이집 원장이 하임리히법으로 무사히 살려냈다.
16일 대구 동구의 한 어린이집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해당 어린이집으로 생후 8개월 아기를 안은 엄마가 다급히 뛰어 들어왔다. 엄마는 어린이집 교사들에게 “도와주세요”라고 외치며 119에 신고했다. 김영숙(53) 원장은 신속히 아기를 뒤집어 무릎 위에 놓고 등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이물질로 기도가 막혀 질식 위험이 있을 때 쓰는 응급처치인 하임리히법을 시행한 것이다.
김 원장은 이날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황스럽긴 했지만 아기가 입술이 파랗고 입술 주변으로 파란 줄이 있는 것을 보고 청색증으로 의심해 바로 하임리히법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이 등을 계속 두드리자 아기는 이물질을 뱉어냈다. 주사를 맞았을 때 붙이는 동전 모양의 반창고가 아기 입에서 나왔다.
김 원장은 “아이 얼굴의 혈색이 몇초만에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그 순간 ‘내가 살렸구나’란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린이집에서 1년에 한 번씩 하임리히법과 심폐소생술 교육을 한다. 위급한 상황이 벌어지니 저도 당황했지만 몸이 먼저 반응했던 것 같다”고 했다.
아기는 해당 어린이집 원생이 아니었다. 아기 엄마는 “어린이집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알 것 같아 달려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유아는 무엇이든 입에 넣으려는 습성 탓에 이물질이 목에 걸리는 사고가 발생하기 쉽다. 1세 미만 영아의 경우 45도 각도의 아래쪽으로 머리를 향하게 한 뒤 손바닥으로 등을 두드리는 방식의 하임리히법을 사용해야 한다.
김윤정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아기의 질식이 의심될 경우 보호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하는게 119 신고다. 이후 아기가 심정지가 올 수 있기 때문에 구조대가 올 때까지 꾸준히 하임리히법 등 응급조치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1세 미만 영유아의 경우, 아이가 의식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아이를 들어 올려서 한 손으로 턱을 잡아서 고정을 하고 아이의 다리를 팔에 올려 고정한 후 반대편 손바닥으로 아이의 등 한가운데를 친다”며 “그래도 이물질이 빠지지 않았다 싶으면 아이를 뒤집어 뒷목을 잡은 다음 손가락 두 개로 가슴을 눌러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살 이상의 소아나 성인의 경우에는 복부를 믿어올리는 하임리히법을 하게 된다. 한 손 주먹을 쥐고 다른 한 손으로 감싸서 배꼽과 명치 사이에 부위에 두고 45도의 방향으로 위로 밀어 올려주면 된다. 김 교수는 “만약에 하임리히법을 하는데 환자가 의식이 없어지거나 반응이 없어진다면 심정지에 준해서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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