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허브] 전국민적 미국산 소고기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꿈쩍도 하지 않던 정부가 뒤늦게 수입 위생조건 개정안 법적 발효 절차인 장관고시를 연기하기로 했다. 급히 민심수습에 나섰지만 '재협상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어 며칠 '민심 눈치보기'에 그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정부가 미국산 소고기 국내 유통을 본격화 할 움직임을 보이면 물불 가리지 않고 이를 막겠다고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운수노조)이 입장을 밝혔고 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호응이 뜨겁다.
운수노조 김종인 위원장과 백성곤 교육선전실장을 만나 향후 운수노조 활동계획과 이번 미국산 소고기 수입 파동에 대한 노조의 입장을 들어봤다.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김종인 위원장 |
1. 미국 소고기 운송 거부 입장을 정한 이유가 뭔가
나와 우리 가족, 아이가 먹을 음식을 수송하는 사람으로서 책임있는 행동을 하고 싶다. 내 손으로 직접 유해 음식을 배달하고 싶지 않고 조합원들이 모두 동일한 생각을 갖고 있다. 먹는 문제만큼은 장난치면 안된다. 정부에서 국민 건강을 위해 최소한의 지킬 것은 지켜줘야 한다. 정부가 최소한의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라도 나서서 이를 막겠다는 것이다. 광우병 소를 운반한다면 우리도 결국 공범이 되는 것이다.
2. 구체적인 향후 행동 계획에 대해 설명해 달라
급변하는 정세에 따른 다양한 방안을 고민해 보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 좀 과격하게 보도가 나간 부분이 있는데 파업 등을 고려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현재 구체적인 활동 계획을 밝히기는 어렵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파업은 하지 않을 것이란 것과 철도나 화물차 운송 루트에 대한 정보 수집을 바탕으로 조합원들이 운송을 막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것, 그리고 최악의 상황에서 국내에 유통이 됐을 경우 해당 식당 불매운동, 기내식 미 소고기 반입금지 운동, 노조원 식당 미 소고기 사용 금지 운동 등을 벌이는 것도 고려해 보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재협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3. 운송거부에 따른 피해(구속, 회사 내 불이익 등)는 없겠는가
안그래도 최근 유가 상승 등으로 운수업 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힘들어 한다. 미 소고기 운송을 거부한다면 일거리가 줄어들고 당장 노조원들 입장에서는 피해가 올 수도 있다. 그러나 노조원들이 모두 이 문제를 자신들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도부가 구속이 되거나 조합원들이 일부 피해를 볼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들에 개의치 않고 행동할 것이다.
4. 운수노조의 입장에 네티즌들의 호응이 뜨거운데
우리도 놀랐다. 생각보다 네티즌이나 국민들의 지지가 높다. 어깨가 무거워진다. 아까 구속 등에 대해 우려했는데 사실 그것은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 국민들의 관심 때문에 느끼는 책임감이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혹시라도 힘에 부쳐 끝까지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이 더 크다.
5. 이번 소고기 협상을 보며 정부에 대한 생각은
국민, 서민을 위한 정부인지 의심스럽다. 이번 협상은 최소한의 선도 지키지 못했다. 주권을 가진 국가라면, 또 국민을 위한다는 대통령이라면 과연 이럴 수 있는지 개탄스럽다.
이명박 정부는 전반적인 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이 외면할 것이다. 이번 소고기 협상도 국민 80% 이상이 반대하고 있고 이명박 정부의 방향이 잘못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국민들의 뜻을 외면 해서는 안된다.
/ 임삼미 기자 sm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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