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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혈세 쏟은 양수발전 가동률이 4%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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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5-14 20:57:42 수정 : 2008-05-14 20:5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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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만 2조8000여억원을 들여 전국 6개 지역에 건설한 양수(揚水)발전댐이 1년 중 평균 4%인 15일만 가동됐던 것으로 시민단체 녹색연합 조사 결과 드러났다. 가동률이 급락한 것은 외환위기 이후 계속 유가가 치솟아 유류난방 수요가 전기난방 쪽으로 전환된 때문으로 보인다. 즉 심야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는 바람에 양수발전에 쓸 심야전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양수발전댐의 가동 실정이 이렇다 보니 전력이 부족하거나 다른 발전소에 사고가 났을 때 급히 전력을 생산하는 ‘사고 대비용 임시발전소’로 성격이 변했다.

양수발전댐은 당초 전력 수요가 적은 심야시간 등에 여유 전력을 이용해 하부 저수지의 물을 상부 저수지로 끌어올려 저장했다가 전력사용이 많은 시간에 물을 다시 낙하시키면서 전기를 생산한다. 건설 목적에 비춰 발전시설 이용률은 20% 정도가 적정한 수준이라고 한다. 하지만 양수발전댐의 현재 이용률이 적정 수준의 5분의 1에 그치는 현실 앞에 한국전력과 5대 발전 자회사들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이러니 수익보다 외형 키우기에 급급해온 공기업을 강력히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게 아닌가.

문제는 고유가 구조 및 전력 수요 형태 등을 고려하면 양수발전댐은 당분간 개선의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강원도 양양과 경기도 청평, 전북 무주, 경남 산청 등 6개 양수발전댐 외에도 경북 예천에 7470억원이 투입될 예정으로 양수댐 공사가 한창이다. 국민 혈세를 이렇게 펑펑 낭비해도 되는 것인가. 정부는 전력 사용 형태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고 중구난방식으로 양수발전댐 건립을 허용한 책임을 시인해야 한다. 댐 운영실태를 전면 재점검해 가동 여부도 조속히 결정해야 한다. 감사원도 한전 등 공기업의 부실·방만한 운영과 도덕적 해이에 대해 철저한 감사를 벌여 책임을 엄히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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