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대성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우리 민족끼리는 북한이 오래전부터 북한 밖 해외동포들을 통일전선 구축에 묶기 위해 사용해 온 선동구호였다. 이런 구호가 남북한 사회에서 공개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대북 햇볕정책이 추진되면서부터였다. 우리 민족끼리의 순수한 의미는 ‘남북한 민족이 외세의 간섭 없이 자주적으로 민족문제를 해결한다’이다. 그러나 지금 그 의미는 순수성을 상실하고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건전한 발전을 훼손하고 친북 반미적인 뜻으로 변질되었다.
북한과 일부 우리 국민은 이 구호를 사실상 반미운동을 위한 선동구호로 사용한다. 이들은 우리 민족끼리를 강조하면서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 폐지, 한국 안보역량의 훼손을 기도했다. 또 우리 민족끼리와 자주를 강조하며 전시작전통제권 행사에서 미국 배제라는 한미연합 방위력의 붕괴를 꾀했다.
우리 민족끼리는 남한 사회에 북한의 연방제 통일문화 확산을 위한 도구로 자주 이용됐다. 국내의 친북 좌파세력들은 그동안 우리 국민을 ‘통일세력 대 반통일세력’, ‘평화세력 대 수구냉전세력’ 등으로 이분화하면서 통일세력 및 평화세력이 북한과 연계 단합하는 수단으로서 우리 민족끼리를 악용하고 있다. 이들은 대한민국 수호와 자유민주통일을 지지하는 국민을 비평화세력 혹은 반통일세력으로 몰면서 연방제 통일방안을 지지하고 연방제 통일문화를 한국사회에 확산시키는 수단으로 이를 이용하고 있다.
우리 민족끼리는 ‘조건 없는 퍼주기식 대북지원’에도 애용되고 있다. “우리 민족을 돕는 데 동족이 앞장서야 한다”는 논리로 대북 지원의 비합리성을 지적하는 사람들을 공박하고 무조건적인 대북 지원에 목소리를 높인다. 민족 공조를 최상의 가치로 들먹이는 선전술로도 종종 활용된다. 또 비합리적인 민족공조를 합리적인 국제공조 앞에 내세울 때도 우리 민족끼리가 상당한 힘을 발휘한다.
새 정부 출범 후 북한과 우리 사회의 반미 친북세력들은 이명박 정부를 길들이고 정부의 대북정책을 폐기시키기 위해 우리 민족끼리를 다시 강조하고 있다. 그렇게 우리 민족끼리를 강조해온 북한은 대한민국 국민이 합법적으로 선거를 통해 탄생시킨 남한정부를 외면하면서 ‘통미봉남’이라는 사술에 매달리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 북한이 이명박 정부를 거부하면서 통미봉남에 치중하는 것은 그간의 우리 민족끼리 구호의 실체가 위장된 술책이었음을 보여주는 반증이라 하겠다.
결론적으로 북한과 우리 사회 친북 좌파들이 주장하는 우리 민족끼리 구호는 민족의 건전한 발전과 번영을 위한 좋은 취지를 일부 담고 있기도 하지만, 대한민국을 위해하고 훼손하려는 대남전략으로 이미 변질돼 있다. 이런 사술에 대한민국의 국기(國基)가 흔들리지 않도록 정부도 국민도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송대성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기고·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