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의 방한은 이명박 대통령이 4월 미국을 방문한 데 대한 답례 의미를 담고 있다. 한미 양국이 지난 10년간의 불편했던 파트너십의 골을 넘어 전통적 우방관계를 복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경사가 아닐 수 없다. 문제는 국민이 박수나 치며 환영만 할 분위기는 아니라는 점이다. 민감한 현안들이 수북이 쌓여 있는 만큼 기민하고 유연한 대응이 필요한 긴박한 상황인 것이다.
한미 대통령은 내일 회담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북한의 통미봉남 전략에 대한 공조, 미국비자 면제 등 다양한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조기 비준, 한국 대학생의 미국 취업 연수 프로그램 실시,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재건 지원 방안 등도 다뤄진다. 어느 하나 국익과 무관한 게 없다. 독도 문제와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에 대한 언급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으로선 부시 대통령의 전향적 이해와 협조가 절실할 것이다. 국민 심정도 그렇다. 그러나 신중해야 한다. 소고기 졸속협상과 같은 부작용의 여지가 숨어 있지는 않은지 거듭 살피고 신중히 발언하고, 약속하기 바란다.
이런 와중에 촛불 단체들이 ‘부시 방한 반대’를 외치며 부산을 떠는 것은 유감이다. 이념 편향의 ‘소란 마케팅’으로 판을 흔들 국면은 아니다. 자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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