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 해결 안 돼 안심은 일러" 지적도
미국발 초대형 악재와 호재가 번갈아 나오면서 국내 금융시장도 하루 사이 지옥과 천국을 오락가락한 셈이다.
◇미국 정부가 AIG에 구제금융을 제공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17일 서울 여의도의 한 증권사 객장에서 직원이 환한 표정으로 통화하고 있다. 송원영 기자 |
그러나 금융시장이 완전히 안정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 미국 금융과 글로벌경기를 둘러싼 걱정이 여전히 가시지 않은 데다 외국인의 ‘셀코리아’가 진정될지가 변수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AIG 구제금융에 진정된 금융·외환시장의 패닉=17일 국내 금융시장에서 AIG의 구제금융은 초대형 호재로 작용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먼브러더스의 파산과 메릴린치의 인수합병에 이어 AIG의 구제금융 조치까지 단행돼 미국 금융위기가 수습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며 “글로벌 증시를 짓눌러 온 미국발 악재의 무게가 가벼워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개장 초 달러당 1150원대로 올랐으나 AIG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1120원대로 떨어졌다.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는 1000억원어치 이상을 순매수했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인플레이션 압력까지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호재 대열에 끼었다.
이나라 삼성증권 연구원은 “AIG의 구제금융조치로 미국발 금융위기가 큰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며 “대내외 여건도 차츰 좋아지는 만큼 투자심리도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곳곳이 지뢰밭=그러나 금융시장은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미국 금융과 경제 곳곳이 지뢰밭으로 남아 있는 데다 국제 금융시장의 안전자산 선호현상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규복 금융연구원 박사는 “전반적인 신용경색과 불안감이 여전하다”며 “금융뿐 아니라 실물경제까지 좋지 않고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가계가 어렵기 때문에 회복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 최대 저축은행인 워싱턴뮤추얼을 비롯해 미국 지방은행은 여전히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에 대한 우려도 가시지 않고 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발 신용위기 해결에는 주택경기 회복이 중요한 열쇠이지만 근본적 해결을 기대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신용위기에 대한 리스크와 그로 인한 증시 변동성 확대의 위험은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의 ‘셀코리아’도 강도를 더해 갈 가능성이 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 이후 석 달째 한국관련 펀드와 신흥시장 펀드에서 자금유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리먼브러더스와 메릴린치의 매각 여파로 외국인의 신흥시장 이탈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 외국인들은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한국에서 1조9000억원어치 주식를 순매도했고 대만과 인도에서도 순매도가 각각 2조7000억원, 9000억원에 달했다.
주춘렬 기자 clj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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