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을 끝낸 한 수험생이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수험생은 책상에 앉아 오랫동안 공부하느라 관절이 약해져 있는 경우가 많은 만큼 갑자기 운동을 시작하면 근골격계 질환을 앓을 수 있다. 운동을 시작할 때는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고 자신의 체력에 맞는 난이도의 운동을 선택해야 한다는 게 전문의의 설명이다. |
◆‘수능 후유증’에 유의하자
수능은 끝났지만 그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예상 수능 점수가 만족스럽지 못해 오는 실망감이나 허탈감 같은 증상이 대표적인 수능 후유증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좋지 않은 결과를 예측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수험생도 있는가 하면 불안감이나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 등으로 극심한 우울증세를 보이는 수험생을 흔히 볼 수 있다.
수능 성적이 좋지 않을 때도 결과를 수용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미 치른 수능의 결과는 되돌릴 수 없는 사실임을 인식하고 차선책을 찾는 등 문제 해결법을 찾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다.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해 아이들에게 실망하더라도 분노 등의 감정을 드러내기보다는 자녀의 입장에서 격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와 반대로 수능 후 원하는 결과를 얻은 경우도 허탈감, 우울증과 같은 증상을 보일 수 있다는 게 전문의의 설명이다.
전문의들은 자녀와 외식이나 운동을 같이하며 가족애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다만 수능 결과에 대한 지나친 관심이나 언급은 피해야 한다. 운동은 혼자서 하는것보다 협동심과 상호 소통이 가능하며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단체운동이 효과적이다. 자녀가 평소 관심을 가졌던 분야의 취미와 독서, 여행 등을 권장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갑작스런 몸 만들기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수능 후에 운동을 시작할 때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오랫동안 책상에만 앉아 있어 관절이 약해져 있는 상태에서 무리하면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의에 따르면 갑작스런 운동을 하다 허리 통증을 호소한다면 원인은 대부분 요추염좌다. 요추염좌는 요추(허리척추) 주위의 근육이나 인대가 늘어나거나 파열되면서 발생하는 요통을 광범위하게 부르는 말이다.
운동 후 요추염좌가 발생했다면 일단 운동을 쉬면서 소염진통제와 근육이완제를 복용하면 통증이 사라진다. 통증이 사라지면 보행을 하기 전 복부 및 둔부 강화운동을 해 복부 및 허리등뼈부 근육에 탄력과 힘을 강화시킨 후 점차 일상활동에 적응하는 것이 좋다.
건염도 요추염좌와 함께 갑작스런 운동 시 자주 생기는 질환이다. 건염이란 힘줄이나 인대에 통증을 수반한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건염에 걸리면 염증이 생긴 건 주변이 붓고 누르면 통증이 있으며 움직이지 못한다. 어깨, 팔꿈치, 발목, 무릎 부위에 잘 발생하는 편이다.
비만인 수험생이 다이어트를 위해 파워 걷기를 하면 자기 체중의 2배에 달하는 부하가 관절에 집중되기 때문에 연골이 마모돼 골관절염에 걸릴 수 있다. 골관절염이란 퇴행성 관절염이라고도 불리는데, 관절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성분 중에서 연골과 주위 골에 퇴행 변화가 나타나서 생기는 관절염이다. 주로 체중을 많이 받는 무릎관절과 엉덩이 관절 등에 심한 통증과 운동장애가 나타나는 만큼 운동 때 유의해야 한다.
◆생활 리듬을 지켜야 불면증을 피할 수 있다
수능 후에는 규칙적으로 진행돼 왔던 생활리듬이 깨지면서 불면증을 호소하는 수험생도 적지 않다. 갑자기 긴장이 풀리면서 생활이 나태해져 몸의 저항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기대했던 성적이 나오지 않을 경우 처지를 비관하면서 우울증과 함께 불안을 느낄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 숙면을 취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수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은 무조건 쉬는 것은 좋지 않다. 지나친 휴식은 정신을 무기력하게 하고 생활리듬을 잃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능 후라고 해도 늦잠은 자지 않고, 7∼8시간의 규칙적 수면건강을 지키는 것이 좋다. 식사도 하루 세 끼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카페인이나 니코틴, 알코올 등을 멀리하며 규칙적인 운동이나 명상은 숙면에 도움을 준다.
침실 환경을 어둡고 조용하게 만드는 것도 좋으며 침실에서만큼은 성적이나 진학문제 등 걱정거리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자제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도움말=삼성서울병원 이정권 가정의학과 교수, 고도일 신경외과 대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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