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인증서 위조 외제차 70대 팔아

판매업자·세관 직원 등 20명 기소…탄화수소배출량 기준치 2∼3배 초과

서울 서부지검 형사1부는 19일 엔초 페라리, 부가티베이론 등 수십억원대 고급 외제차를 수입하면서 배출가스·소음 인증서류 등을 위조해 판매한 혐의(공문서 위조 등)로 수입차 판매업자 오모(44)씨 등 7명을 구속기소하고 이모(52)씨 등 11명을 불구속기소했다. 이 과정에서 수입차 판매업자들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부산세관 공무원 이모(38)씨가 구속기소되고 서울세관 최모(50)씨가 불구속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오씨 등은 2006년부터 올해 초까지 고급승용차 27대와 오토바이 23대, 건설기계 차량 20대 등 총 70대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환경 인증서류를 위조하거나 인증서 없이 들여와 판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시가 15억원대 엔초 페라리나 30억원대 부가티베이론 등 ‘슈퍼카’로 불리는 고급승용차 환경인증을 받으려면 설비 개조 등에 최고 2000만원까지 들고 인증절차도 까다로워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임시번호판 유효기간이 40일인 데 비해 6개월 이상 걸리는 인증절차를 빨리 마치기 위해 수입차량이 ‘판매용’이 아닌 ‘전시용’인 것처럼 수입면장을 꾸민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환경 인증을 받지 않고 판 수입승용차의 경우 탄화수소량이 배출가스 허용치의 2∼3배에 달하고 소음도 최소 77㏈로 기준치(74㏈)를 웃돈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세관 공무원 최씨와 이씨는 수입가격을 낮게 신고해 관세포탈 혐의로 조사를 받던 수입차 판매업자한테서 사건을 무마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각각 3800만원, 14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구속된 서모(32)씨 등은 외제 승용차 수입자금이 부족하자 다른 사람에게 판 시가 5억원짜리 람보르기니 차량을 강모(43)씨에게 판 것처럼 서류를 꾸며 모 캐피탈사에서 ‘공 리스’ 방식으로 리스자금 3억3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이태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