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한의과대학이 추천도서를 제대로 읽지 않은 학생을 유급 시키는 파격적인 학사제도를 도입했다.
15일 경희대 학의학대학에 따르면 올해 신입생부터 예과 2년 동안 교수 독서지도 전문위원회 추천도서 100권 중 20권 이상 읽고 평가받는 ‘독서지도 프로그램’을 적용한다.
학생들은 학교 측이 마련한 독서노트에 읽은 책의 목록과 독후감을 정리해 매 학기말 담당 교수에게 제출해야 하며, 교수들은 학생 상담시 독서 활동 전반에 대한 평가와 지도를 해줘야 한다. 2년간 20권을 읽지 못하거나 독후감이 부실할 경우, 또는 독후감을 표절할 경우 낙제점을 받아 예과 수료와 한의대 본과 진학이 불가능해진다.
반대로 독서 실적이 좋은 우수한 학생들에게는 장학금 지급 등 혜택이 있다.
이번에 선정된 추천도서 100권은 고문전보·관자·금강경·논어·대학 등 동양고전 17권, 군주론·그리스로마신화·꿈의 해석·성경 등 서양고전 14권, 간디 자서전·이방인·촘스키-자연과 언어에 관하여·토지 등 인문학 24권, 과학혁명의 구조·상대성이론·새로운 과학과 문명의 전환 등 자연과학 25권, 국부론·자유론·유토피아 등 사회과학 20권이다.
이와 관련해 경희대 한의과대학은 16일 도서관 시청각실에서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추천도서 100권 선포식’을 열고 ‘독이고(讀而考·읽고 생각한다)’라는 이름의 독서노트를 학생들에게 나눠준다. 또 선포식에서는 한의과대학 박성일 동문이 학생들의 독서 능력 향상에 사용해 달라며 독서장학기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최승훈 한의과대학장은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학생들은 단기간의 성적향상을 위해 점점 교양도서를 멀리하고 있다”며 “학생시절 폭넓은 독서는 학생들의 사고능력을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는 만큼, 이번 독서지도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이 폭넓고 자유로운 사고를 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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