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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방불케 한 100만弗 전달 작전

입력 : 2009-04-11 22:34:15 수정 : 2009-04-11 22:3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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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회장 직원 130명 동원 10억 이틀만에 달러로 환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100만달러를 만들어 청와대에서 전달하는 과정은 첩보작전을 떠올릴 정도로 급박하게 진행됐다.

10일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2007년 6월 말 회사 직원 130여명의 명의를 이용해 10억원을 이틀만에 미화 100만달러로 환전했다. 100달러짜리 100장씩 100묶음은 가방 하나에 차곡차곡 쌓였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김해 지역 금융기관의 환전 기록을 보니 직원 130여명 이름이 나왔다”면서 “이 정도 인물을 동원해 이틀 만에 환전한 것을 보면 돈이 급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의 ‘시급한’ 요청이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박씨는 비서실장인 정승영 정산개발 사장에게 돈 가방을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했고, 정 사장은 승용차를 이용해 청와대로 들어갔다. 검찰은 청와대 출입내역을 확보해 정 사장이 ‘박씨 돈’을 전달한 시점 이전에도 승용차를 이용해 청와대를 자주 드나들었음을 확인했다.

정 사장은 청와대 총무비서관실에서 정 전 비서관에게 직접 돈 가방을 건넸고, 정 전 비서관은 돈가방을 대통령 관저로 가져다 줬다. 여기까지는 박씨와 정 전 비서관의 진술이 일치한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그러나 돈 가방을 마지막에 건네받은 인물에 대해서는 주장이 엇갈린다. 정 전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100만달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는 노 전 대통령이 7일 사과문에서 “저의 집(부인 권 여사)에서 부탁하고 그 돈을 받아서 사용했다”고 밝힌 것과 일치한다. 반면 박씨는 권 여사를 위해 빌려준 게 아니라 노 전 대통령에게 보낸 돈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100만달러를 요청한 사람이 누구이고, 최종적으로 누가 받았는지는 검찰이 밝혀내야 할 숙제다.

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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