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에서 미디어 관련법이 통과된 22일 언론노조원들이 ‘무효’를 외치며 국회로 들어서고 있다. 허정호 기자 |
국내 TV방송의 본격적인 시작은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3년 말 국영방송이던 KBS가 TV 방송을 개시하고 이듬해 5월 TBC-TV의 개국, 1969년 8월 MBC의 TV 방영이 이어졌다. 방송질서 정립을 위해 1963년 9월 첫 방송법이 제정, 공포되고 이에 따라 방송윤리위원회가 설치됐다.
점차 방송의 영향력이 증대하고 방송 내용의 편향성이 논란이 되자 1972년 한국방송공사법이 제정돼 국영이던 KBS가 한국방송공사, 즉 공영방송으로 전환한다.
KBS는 독립된 법인격을 갖추고 시청료를 징수하는 등의 독자적 회계권을 행사하는 것이 가능했으나 정부의 업무감독권이 제한 없이 인정돼 실질적으로는 국영방송의 틀을 완전히 벗진 못했다.
1980년 출범한 신군부는 당시 공영, 상업 TV방송이 지나치게 정치권과 유착돼 있고 과당경쟁으로 저질문화를 양산한다는 이유로 공영 독점체제를 골자로 한 방송통폐합 조치를 단행한다. TBC-TV가 KBS 2채널로 흡수됐으며 KBS가 MBC 본사의 주식 70%를 소유하고, MBC 본사가 다시 지방계열사 주식의 51% 소유하는 구조가 됐다. 이때 방송에 대한 사적 소유도 원천적으로 금지됐고 신문과 방송, 뉴스통신 간의 겸영도 금지됐다. KBS와 MBC 두 공영채널의 제한적 경쟁시대였던 것이다.
공영만 있던 방송구조는 1990년 9월 민영방송의 도입을 골자로 한 방송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공·민영 체제로 전환된다. 민영방송 SBS가 1991년 12월 개국한 데 이어 1995년부터 지역 민영방송들이 연속 출범했다. MBC의 경우 KBS와의 연계 고리를 끊고 신설된 공익법인 방송문화진흥회가 지분 70%를 소유하는 구조로 전환됐지만, 본사와 지역 MBC 간의 소유구조는 수직적 계열화가 유지됐다. 반면 민영방송은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채널과 함께 30% 이상을 소유할 수 없도록 했다.
뉴미디어의 등장이 본격화한 1999년 12월 말 지상파방송을 비롯해 케이블TV, 위성방송, 유사방송 등을 아우르고 방송위원회 신설을 골자로 한 통합방송법이 마련된다. 하지만 정치적 이해득실 때문에 정작 방송통신 융합, 디지털 전환 등 기술적 알맹이는 빠뜨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한 신문·방송 겸영 금지 내용 등이 급변하는 미디어 시장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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