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의 생존비밀 중 하나는 제 몸에서 나온 배설물은 물론 동료의 사체도 먹어치우는 등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마리의 발각이 무리 전체의 말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제작진은 “바퀴를 위한 생생한 변론을 위해 기존 자연다큐멘터리의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드라마 형식으로 색다르게 재구성했다”면서 “고속, 미속 촬영으로 육안으로 볼 수 없는 바퀴의 신비한 생태도 포착해냈다”고 말했다.
1부 ‘인간의 동굴, 바퀴의 도시’는 교미·산란·부화·탈피 등 우리가 알지 못했던 바퀴의 생태를 깊이 있게 알아본다.
바퀴의 목숨은 더듬이에 달렸다. 바퀴는 더듬이를 통해 어둠 속에서도 진동을 느끼고 맛·냄새·습도 등 섬세한 공기의 변화를 감지해 사물을 파악한다. 짝짓기를 할 때도 상대의 더듬이를 자극한다. 제작진은 전자현미경 단위의 마이크로 촬영을 통해 바퀴 다리에 달린 1㎜도 안 되는 미모와 그 미세한 움직임을 담아냈다. 또 미로 찾기 등 다양한 실험을 통해 바퀴의 학습·기억 능력도 알아본다.
이어 베일에 싸여 있던 바퀴의 사랑도 소개된다. 바퀴가 모여 사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짝을 찾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애써 짝을 찾아도 다른 수컷들이 끈질기게 방해하거나 심지어 자기 배를 들이미는 뻔뻔한 녀석도 있다. 방해자들을 피해 도망치듯 이루어지는 교미. 그를 통해 암컷 한 마리가 1년에 10만마리까지 번식한다.
24일 방송되는 2부 ‘바퀴 소나타’에서는 인간과 같은 공간에 살고 있는 바퀴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음식점에서 일하는 남자와 아내의 일상, 그리고 그들과 동거하고 있는 바퀴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드라마로 담았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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