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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 재앙 막자" 공감… '지구 살릴 해법' 찾을까

입력 : 2009-12-06 23:06:56 수정 : 2009-12-06 23: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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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 개막… 105개국 정상 이어 오바마도 최종일 참석
선진·개도국 CO₂ 감축· 재정부담 입장차 여전
구속력 있는 협약보단 '큰 틀 합의' 그칠듯
지구촌의 기후변화 위기에 맞서는 국제사회의 도전이 중대 고비를 맞이했다. 7일부터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UNPCCC) 총회는 1997년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합의안을 도출해야 하는 과제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구속력 있는 ‘협약’이 체결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미국 정부는 의회에서 기후변화법안이 아직 통과하지 못한 탓에 책임있는 약속을 할 수 없는 데다 개발도상국가들도 협약체결을 꺼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진정한 글로벌 ‘합의’가 도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회의에 정상이 참가하는 105개국은 세계 인구의 82%, 온실가스의 80%를 차지한다. 교토의정서 채택 때에는 단 한 명의 정상도 참여하지 않았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당초 회의 사흘째인 9일에만 참석했다가 떠나는 일정을 바꿔 회의 마지막 날 다른 정상과 함께 최종합의 논의에 합류하기로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간판 칼럼니스트 마틴 울프는 최근 칼럼에서 “세계가 행동해야 한다는 점에 합의한다면 코펜하겐 회의는 협약의 ‘끝’이 아닐지라도 ‘시작의 끝’을 알리는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감축목표치 제각각=
대부분 국가들은 선진국이나 개도국 가릴 것 없이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에 비해 섭씨 2도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많은 과학자들은 2도를 기후변화가 몰고 올 파국적인 재앙을 막는 마지노선으로 추정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과학자들의 권고를 수용해 오는 2050년까지 세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여야 하며 G8(주요 8개국)의 경우 80%까지 감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중국과 인도 등 개도국들은 기후변화에 책임이 있는 선진국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50% 감축목표치를 거부하고 있다.

최대 관심사인 2020년 중간 목표치에 대해서는 각국의 이해가 더욱 첨예하게 엇갈린다. 목표치뿐 아니라 감축 기준치조차 제각각이다. 유럽연합(EU)은 1990년 대비 20% 감축안을 제시하고 미국과 개도국의 결정 등을 감안하면 30%까지 높일 수 있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중국과 인도는 국내총생산(GDP) 단위 기준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준으로 각각 2005년 대비 40∼45%, 20∼25%를 발표했다. 감축목표치에 관한 한 극심한 진통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문제는 돈이야’=부국들의 재정지원은 목표치 감축합의만큼이나 협상의 성패를 가름할 최대변수로 꼽힌다. 부국들이 가난한 나라의 온실가스 감축을 돕기 위해 내놓는 돈 규모에 따라 개도국의 온실가스 목표치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EU위원회는 빈국들이 기후변화를 관리하려면 2020년까지 연간 1000억유로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개도국들은 지원규모가 연간 2000억∼3000억유로에 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금출연방식도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모든 나라가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고 개도국은 지구온난화를 촉발한 선진국이 책임져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문제는 경기침체 여파로 부국들의 살림형편이 과거 어느 때보다 어렵다는 점이다. 에드 밀리반드 영국 기후변화장관은 “돈 문제가 가장 마지막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국들이 협상 막판 때까지 ‘히든 카드’로 활용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현재 EU는 오는 2020년까지 연간 30억∼150억유로(45억∼224억달러)를 지원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금융지원의 최대 수혜국이 초강대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이라는 점도 부담스럽다. 선진국 입장에서는 고성장을 구가하는 경쟁국에 선뜻 지갑을 열어주기가 내키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이와 관련, 이보 데 보어 사무총장은 회의 개최를 앞두고 “기금조성 계획이 상당히 고무적일 정도로 진전되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코펜하겐에 도착하면 의미 깊은 새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엔 안팎에서는 세계 각국이 코펜하겐 회의에서 온실가스 감축에 관한 정치적 합의를 도출하면 내년 6월 독일 본이나 12월 멕시코시티 회의에서 새로운 협약이 탄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주춘렬 기자 cljoo@segye.com

■유럽연합(EU)과 주요국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입장
  2020년 감축목표치 주요 입장 및 자국상황
미국 2005년 대비 17%
(1990년 대비 약4%)
●향후 온실가스 배출 늘어날 개도국 역할 강조
●중국 2020년까지 온실가스배출 50% 감축해야
●17% 감축안이 하원들 통과했으나 상원에서는 유사법안이 내년 봄까지 통과하기 힘들전망
유럽연합 1990년 대비 20%(미국 등 타선진국결정에 따라 30%까지 가능) ●2020년까지 매년 세계기후변화대처비용 중 70억∼220억달러 지불방안 제시
●개도국은 2011년까지 저탄소개발전략 세워 온실가스배출량 목록 제공해야
일본 1990년 대비 25% ●모든 개도국 자발적 감축실천계획 필요, 그러나 빈국 지원에는 침묵
●제조업부문의 효율성이 최고수준이어서 추가감축여력이 빠듯한 상황.
중국 2005년 GDP 단위 기준당 배출량 40∼50% 감축
(총량대비 0∼25%감축))
●개도국이 이산화탄소감축이행과 선진국 지원 연계해야
●선진국 2020년까지 1990년 대비 25∼40% 감축해야
●중국은 이미 세계최대의 태양에너지모듈 및 풍력터빈 수출국
인도 2005년 GDP단위 기준당 배출량 20∼25% 감축 ●국가별 의무감축목표를 명문화한 국제협약에 서명 불가
●131개 개발도상국 모임인 G77 모임 주도
●선진국은 현재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하며 빈국 지원도 확대해야
러시아 1990년 대비 20∼25% 감축 ●다른 나라에 비해 에너지 효율성이 낮은 탓에 온실가스가 감소하는 추세
●2007년 현재 온실가스배출량이 1990년 대비 34% 줄어든 상황(배출량이 더 늘릴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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