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상청이 일요일인 전날 아침 1∼3m의 대형 쓰나미 경보를 발령하면서 온 나라가 비상사태에 돌입했지만 실제 쓰나미는 10㎝에서 최고 1.2m에 그쳤다.
기상청은 칠레에서 규모 8.8의 지진이 발생한 직후인 지난달 27일 밤까지만 해도 일본에 도달할 쓰나미는 경보 발령 기준인 1m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28일 오전 8시30분께 갑자기 기상청이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의 태평양쪽 연안 전역에 1∼3m의 쓰나미가 예상된다며 아오모리(靑森) 등 도호쿠(東北) 해안지역에 대형 쓰나미 경보를 발령하면서 상황은 긴박해졌다. 대형 쓰나미 경보는 1993년 10월 이후 17년 만이었다.
일본 정부는 곧바로 총력 대응 태세에 돌입해 총리 관저에 대책실을 설치하는 한편 64만 가구에 대피지시 또는 대피권고가 내려졌으며 해안 지역의 일부 철도 및 도로 통행도 중단됐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TV에 나와 "해안에 접근하지 말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공영 NHK방송은 정규방송을 중단한채 하루 종일 쓰나미 진행을 중계방송했다.
결과적으로 쓰나미 규모는 10㎝에서 최고 1.2m 정도로 별 피해없이 상황이 종료됐다.
기상청은 쓰나미의 예측치와 결과치 차이가 컸던 데 대해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대형 경보까지 발령한 것으로 최선의 대책을 강구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어차피 '예보'라는 것이 불투명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서 '가능한 한 세게 불렀다'는 것이다.
하지만 칠레에서 지진이 발생한 이후 일본 해안에 쓰나미가 도착하기까지는 거의 하루가 걸려, 충분한 분석 시간이 있었는데도 예보가 크게 빗나간데 대해 일부 언론은 기상청의 예보 능력에 의문을 표시했다.
기상청이 '오버'를 한 것은 50년전의 아픈 기억 때문이다. 1960년 5월 칠레 발디비아 지방에서 역대 최강(규모 9.5)의 지진이 일어났을 때 방심했다가 일본 열도에 몰아닥친 높이 1∼4m의 쓰나미에 142명이 숨지거나 행방불명된 적이 있다.
따라서 기상청으로서는 예측치보다 높은 쓰나미가 덮쳐 예기치 못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까지 감안해 쓰나미를 높게 예보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도쿄신문은 이에 대해 "쓰나미 예측이 흔들린 것은 기술적 한계 때문으로 정확도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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