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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에 들어서고 있는 장벽 현장을 가다

입력 : 2010-03-18 00:07:05 수정 : 2010-03-18 00: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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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특선 다큐멘터리… ‘장벽을 넘는 사람들’ 1989년, 냉전의 상징이었던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자 세상엔 급속도로 화해의 물결이 일었다. 지구화 시대에 굳이 인종 간에, 국가 간에 벽을 쌓고 살 필요가 없다는 것. 그러나 세계화의 물결을 타고 급물살을 타던 화해 무드는 2001년 9·11사태로 다시 차갑게 얼어붙으면서 미국·유럽·중동 등에서는 다시 담이 들어서고 점점 높아지고 있다.

◇9·11테러 이후 전 세계가 불신의 늪에 빠지면서 미국·중동·유럽 등에 유무형의 장벽과 철조망이 다시 들이서고 있다.
KBS 제공
KBS는 18일 밤 12시35분 세계 곳곳에 들어서고 있는 장벽을 다룬 특선 다큐멘터리 ‘장벽을 넘는 사람들’을 방송한다. 캐나다 스토미 나이츠 프로덕션이 2009년 제작했다.

미국은 멕시코인들의 불법 이주를 막기 위해 멕시코와의 국경에 1100㎞의 장벽을 쌓았다. 금속으로 된 장벽과 카메라와 행동감지기 등이 설치된 ‘가상 펜스’로 이뤄진 이 장벽에 막혀 한해 100만명에 이르는 불법 이주 혐의자가 체포되고 있다.

중동에도 장벽이 있다. 이스라엘은 2001년 테러의 위협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구실로 ‘웨스트뱅크’ 지역에 장벽을 쌓았다. 폭이 60m에 이르는 완충지대와 참호·철조망·도랑을 만들고, 거기에 높이 8m의 벽까지 세웠다. 이 장벽으로 인해 팔레스타인은 고립되고 말았다.

유럽은 제3국가로부터 인력의 유입을 막으려는 보이지 않는 각종 장벽을 만들고 있다. 2004년 폴란드·슬로바키아·헝가리·라트비아·체코 등 구 동유럽 및 지중해 국가 10개국이 새로 유럽연합(EU)에 가입하면서 이들 국가에서 불법 이민자들이 폭증할 것을 우려해 일부 국가들이 이들의 역내 유입을 차단하고 있는 것.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일하려는 8개 신생 회원국 출신 노동자들은 정부에서 노동허가증을 발급받아야만 한다.

제작진은 다시 쌓은 장벽이 진정 21세기 인류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는지, 과연 인간의 삶과 권리가 장벽 안에서는 안전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나타낸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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