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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김정일 사후 2∼3년내 北 붕괴” 중국 “우리는 北 안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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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12-01 02:28:42 수정 : 2010-12-01 02:2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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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폭로 문건서 공개된 각국 대북인식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국무부의 외교전문은 북한 정권의 미래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가 매우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국과 미국, 중국 등의 공식 입장과는 사뭇 다른 기류들이 외교전문을 통해 감지됐다. 뉴욕타임스 등을 통해 공개된 국무부 외교전문 내용을 토대로 한국, 중국의 대북 인식과 북중 관계 변화상 등을 살펴본다.

◆김정일 사망 후 2∼3년 내 북한 붕괴

한국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북한 정권이 머지않은 장래에 붕괴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당국자는 지난 2월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 대사와 만나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2∼3년 안에 북한이 붕괴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지난 7월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만난 자리에서 김 국방위원장이 뇌졸중 등의 병세가 악화돼 2015년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 1월 방한한 로버트 킹 대북인권특사에게 해외에서 근무하는 다수의 북한 고위관리가 최근 한국으로 망명한 사실을 전한 뒤, 북한 지도부가 혼돈 상태라고 강조했다.

주한 미국 대사관이 작년 북한의 군사적 도발 가능성에 대한 한국 인사의 판단을 본국에 타전한 사실도 드러났다. 미 대사관과 접촉한 한국 측 인사는 오극렬 노동당 작전부장이 지난해 2월 북한 국방위원회 인사에서 부위원장으로 발탁된 사실에 주목, 권력 승계 시기에 내부 질서를 유지하려는 북한의 의지가 남한과의 제한적인 군사적 충돌 시도로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거론했다.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스티븐스 대사에게 우다웨이를 “북한과 비핵화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홍위병 출신의 무능하고 오만한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주한 미 대사관은 또 지난해 1월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며 남북관계가 신속히 개선될 전망은 사실성 거의 없다고 국무부에 보고했다.

◆중국은 북한을 좋아하지 않는다

혈맹 관계인 북중 사이에 틈이 벌어지고 있다는 신호가 외교 전문 곳곳에서 포착됐다. 허야페이 주 제네바 중국 대표부 대사는 외교부 부부장(차관) 시절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부장관을 만나 “우리는 그들(북한)을 좋아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이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대북 인식은 2006년 10월 핵실험과 2009년 4월 미사일 시험발사, 5월 2차 핵실험 등 북한의 도발 행위가 거듭되면서 악화됐다. 북한 대사는 “북한의 핵 활동은 전 세계 안보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중국으로서도 성가신 문제”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0일 외교 전문 공개로 북한 정권이 유일하게 자신들을 지지해온 중국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현실 인식을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중국이 한국 주도의 통일을 수용할 것이란 전문이 공개되면서 김정일 위원장의 등골을 오싹하게 했을 것”이라고 평했다.

◆중국, 대북 영향력 약화

중국의 대북 정보력과 영향력은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국가라는 세간의 평가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 상하이 주재 미국 영사관의 전문에 따르면 북한을 잘 알고 있는 중국 전문가들조차 ‘김정은 후계설’을 믿지 않았으며 김정일의 세 아들보다는 군부가 권력을 잡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중국은 지난해 6월에야 북한의 도발행위가 김정일의 건강 악화 때문이며 미국과의 긴장을 고조시킨 뒤 김정은이 완화토록 하려는 김정일의 계획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북한의 우라늄 농축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 당국자들은 2009년 6월 당시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이 가동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지만 북한이 이달 초 공개한 우라늄 농축 시설은 2009년 2월부터 건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고위층 자녀, 대북 사업 관여

중국의 당 고위 관계자 자녀들이 대북 투자 및 지원 사업에서 돈을 챙기고 있으며 북한 고위 관계자 자녀들도 이 과정에서 각종 혜택을 누렸다. 지난 1월 익명의 중국 학자들과의 대화 내용을 토대로 한 전문에 따르면 중국 당 고위 관계자의 자녀가 북한 인사들을 만나 자신의 지시에 따르도록 한 뒤 자신이 추천하는 중국 기업들이 시행사로 선정되도록 했다. 전문은 “매번 각 과정마다 돈이 전달되며 좋은 인맥을 갖고 있는 중국인 중재자들이 돈을 챙긴다”고 밝혔다. 전문은 또 “중국 일부 사기업들이 북한에 투자하면서 북한 기업들과의 분쟁이 끊이질 않는다”고 전했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2008년 금강산 관광 도중 숨진 고(故) 박왕자씨가 금강산 지역 북한 군부대의 군기 강화 기간에 피살당한 정황도 공개됐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해 4월27일 주한 미 대사관 관계자가 한국 측 인사와의 접촉을 통해 파악한 내용을 근거로 작성·보고한 외교전문에 포함됐다. 이 전문은 한국 측 인사의 발언을 인용, “금강산 지역의 북한 병사 및 감시병들은 남한 관광객들과의 잦은 접촉 이후 과도하게 해이해지는 경향이 있었다”며 “그 때문에 북한군 당국자들은 주기적으로 군기를 강화하기 위한 훈련을 실시하는데 (박씨에 대한) 총격은 그런 훈련 기간에 발생했다”고 밝혔다.

워싱턴=조남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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