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식빵 사건'이 경쟁관계에 있는 빵집 관계자의 자작극으로 드러난 가운데 이 사건이 제빵업계 1, 2위 업체 간의 법정 다툼으로 번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쥐를 넣어 밤식빵을 만들고 파리바게뜨 식빵에서 쥐가 나왔다는 허위의 글을 인터넷에 올린 혐의가 드러난 뚜레쥬르 가맹점주의 남편 김모(35)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의 한 관계자는 31일 "피해 규모를 객관적으로 수치화하는 작업을 내부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김 씨 개인이나 뚜레쥬르 측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법적절차에 나설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특히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인 자작폭로극이 발생해 유감스럽다"면서 "이런 일을 개인이 혼자 할 수 있는지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은 가맹점 관계자가 개인적으로 저지른 잘못일 뿐이라며 본사에 법적 책임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외부에서는 가맹점이 저지른 일에 본사도 도의적 책임이 있는 게 아니냐고 보지만, 내부에서 냉정하게 법률적 검토를 해봤을 때 본사에 법적인 책임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CJ푸드빌은 30일 "한 개인의 그릇된 판단에서 비롯된 이번 사건으로 마음 고생을 했을 업계 관계자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CJ푸드빌 측은 "구체적인 범행 내용을 알아야 해당 점포에 대한 조치가 가능하다"며 "점주가 직접 불법행위를 했다면 가맹 해지 사유에 해당하지만, 점주의 남편이 한 일이므로 점주도 연관됐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으로 두 업체 모두 매출이 감소하는 등 손해를 본 상태고, 두 프랜차이즈 업계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다른 일반 빵집들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발생한 직후인 크리스마스 시즌 매출이 작년 대비 18%나 감소하는 피해를 봤다"며 "우리도 김 씨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지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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