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째 구포장터 만세운동 재현 “최소한 우리 민족이 외세에 항거한 자존심만큼은 이어져야 합니다. 그것이 만세운동을 재현하는 목적입니다.”
올해로 13회를 맞는 ‘구포장터 만세운동’ 재현 행사를 처음부터 주관해온 부산 낙동문화원 백이성(65·사진) 원장은 27일 만세운동의 의미를 이같이 말했다.
구포장터 만세운동은 1919년 3월29일 구포장터에서 상인과 노동자, 농민 등 1200여명이 대규모 만세운동을 벌이다 김옥겸 선생 등 42명이 옥고를 치른 부산의 대표적인 독립만세운동이다.
백 원장은 “만세운동이 일어난 지 100년이 다 돼 간다”며 “세대가 바뀌면서 잊히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래도 재현행사를 통해 많은 학생이 적어도 일제에 저항한 만세운동의 의미를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2년간 연인원 5만여명이 참여한 구포만세운동 재현행사에서는 해마다 학생·시민 등 3000∼4000명이 직접 태극기를 흔들고 만세를 부르는 체험을 해왔다.
백원장은 “학생들이 직접 만세를 부르면서 웃고 장난도 치지만 재현행사 속에서 왜 만세운동이 일어났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주변 상인들도 재현행사만큼은 계속 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말했다.
백 원장은 “한일 관계가 예전에 비해 우호적이지만 일본은 독도 문제에서 보듯 패권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일본이 침략 근성을 여전히 버리지 않았는데 이를 등한시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3·1만세운동을 민족자주운동이라고 강조한 백 원장은 “우리나라가 세계 경제 10위권에 들어가는 등 경제는 부강해졌어도 민족성은 옅어진 것 같다”며 “외세의 침략과 어려움을 이겨내며 꿋꿋하게 버텨온 3·1운동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구포장터 만세운동 재현행사는 다음달 19일 구포역 광장 주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부산=전상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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