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은 5일 전날에 이어 저농도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로 배출했다. 도쿄전력은 이날 낮 12시까지 3400t을 방출했다고 밝혔다.
도쿄전력은 이 고농도 오염수 가운데 3만t은 원전 내 복수기, 폐기물 집중처리시설 등으로 옮길 예정이다. 복수기, 복수저장탱크, 서지탱크, 집중처리시설 등에 있는 저농도 방사능 오염수를 옮긴 뒤 남은 공간에 고농도 오염수를 담는다는 것이다. 이미 방사성물질을 가장 많이 담은 2호기 터빈실 오염수 가운데 약 3000t을 복수기로 옮겼다. 나머지 3만t은 시즈오카(靜岡)에서 빌린 대형 부유식구조물(메가플로트) 등에 보관할 방침이다.
바다로 직접 흘러들어가는 고농도 오염수를 막기 위해 갖가지 방법이 동원됐지만 좀처럼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바다 오염이 계속되고 있다.
전날 이바라키(茨城)현 앞바다 까나리에서는 ㎏당 4080㏃(베크렐)의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 그동안 도호쿠(東北) 지역의 토양 및 야채, 축산물에서 방사성물질이 나온 적은 있지만 수산물에서는 처음이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이바라키현 바다에서 다른 어패류도 채취해 방사성물질 농도를 조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방사성 요오드에 관한 지표가 없었던 어패류도 채소의 기준치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방사능 기준이 없었던 어패류에 대해 채소와 같이 ㎏당 2000㏃을 잠정기준치로 정하겠다는 것이다.
도쿄전력은 이날 고농도 오염수 유출을 막기 위해 전력케이블 보관시설의 아래쪽 돌 틈 등 물이 빠져나갈 만한 곳에 특수 약물(고화제)을 바르는 작업을 한 뒤 유출량이 줄어드는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특수 약물은 액체 상태의 접착제와 비슷한 물질과 이를 고체로 굳히는 물질을 섞은 것이라고 원자력안전보안원 측은 설명했다. 취수구 주변에 오염수 확산을 방지할 수중 펜스 설치 작업에도 들어갔지만 효과는 회의적이다.
전문가들은 도쿄전력의 방사성 오염수 방출과 관련해 세슘에 의한 해양 생물의 피해를 경고했다. 미즈쿠치 겐야 도쿄대 해양과학부 명예교수는 “물속 방사능 수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는 방사능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해진다는 의미”라며 추가로 방사능 오염수를 배출하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미즈쿠치 교수는 특히 반감기가 30년인 세슘 137의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세슘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까지 먹이사슬을 따라 큰 물고기에 많은 양의 방사성물질이 쌓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사우샘프턴대 해양오염·재난 전문가 시몬 박스올도 “세슘은 바다 침전물과 섞여 그 속에서 사는 조개류의 몸 안에 축적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반해 매사추세츠 소재 우즈홀해양연구소의 켄 뷰슬러 연구원은 “바다 쪽으로 30㎞만 나가도 해수 속 요오드·세슘 등 농도는 해변에 비해 1000분의 1 수준으로 희석된다”며 “방사능에 오염된 식수나 채소가 더 위험하다”고 분석했다. 티모시 조젠슨 조지타운대 메디컬센터 방사성안전위원회 의장도 “방사성물질이 물에 빠르게 희석되면서 위험은 최소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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