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수법도 잔혹 ‘골머리’ 잔혹한 범죄 행각으로 악명이 높은 멕시코 범죄 조직 ‘로스 세타스’가 미국 전역으로 세력권을 넓히고 있어 미 수사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멕시코와 과테말라 등지를 기반으로 활동해온 마약 범죄 조직 세타스가 미국 마약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미 일간 워싱턴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멕시코 최대 마약 조직인 ‘걸프 카르텔’에서 갈라져나온 세타스는 멕시코 특수부대원 출신들로 구성돼 있으며, 1만명에 이르는 조직원을 산하에 두고 있다. 중무장한 조직원만 3000명이 활동하고 있어 멕시코 정부도 이들을 제압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멕시코의 펠리페 칼데론 정부가 2006년 12월 출범한 이후 전개한 마약과의 전쟁 와중에 3만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다.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미 텍사스주 남부 지역도 세타스의 활동무대로 변하고 있어 미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세타스가 미국 시장을 겨냥한 마약 이송로 확보를 위해 미 세관 등을 공격 목표로 설정했다면서 접경 지역의 당국자들에게 주의보를 발령했다.
세타스는 최근 들어 연 250억 달러 상당의 마약 시장 장악을 위해 미국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것이 미 수사당국의 판단이다. 미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세타스를 비롯한 멕시코 마약 조직은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등 미 주요 도시 276곳에 조직망을 구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검찰은 세타스로부터 마약을 건네받은 현지인과 마약을 건넨 세타스 조직원을 적발했다.
미 정부가 세타스의 미국 진출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범행 대상을 가리지 않는 무차별성과 범행 수법의 잔혹함 때문이다.
멕시코 당국은 지난 몇 달 동안 멕시코 북동부 지역 도시인 타마우리파스 일원에서만 140구가 넘는 암매장 시신을 찾아냈다. 세타스의 희생자들이었다. 세타스는 배반한 조직원이나 협력을 거부한 민간인들을 잔인하게 살해한 뒤 사체를 토막내 전시하는 공포 조장 행태로 악명이 높다. 멕시코 군과 경찰 등도 세타스의 주요 표적이다.
지난해 3월엔 미국과 국경을 맞댄 멕시코 시우다드 후아레스 주재 미국 총영사관에서 미국인 영사관 직원 부부 등 3명이 세타스에 의해 살해됐다. 멕시코 마약 조직이 미국인을 범행 대상으로 겨냥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사건 직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진상 조사를 지시하기도 했다.
미 국토관리국(BLM)은 멕시코 국경 인근에서 강력 범죄가 잇따르자 국경 지역에 인접한 고속도로 주변에 여행 주의 표시판을 설치했다.
애리조나주 보안관 폴 베이브는 “멕시코 마약 갱들은 미국과 멕시코 수사당국 못지않은 첨단 무전기와 야간투시경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면서 “국경 지역 일부는 사실상 마약 갱들이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조남규 특파원 coolm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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