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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수해로 다문화가정 코리안드림 산산조각

입력 : 2011-07-29 17:55:11 수정 : 2011-07-29 17:5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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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태씨 몽골인 딸ㆍ처제 한꺼번에 잃어
지난 27일 수해로 몽골인 딸 올즈보이오강거(18ㆍ한국명 김유진)양을 잃은 김학태(50)ㆍ체크미트(46)씨 부부가 29일 성남 화장장에서 딸 시신을 화장하고 영정과 유해를 들고 나오고 있다. 김씨와 재혼한 체크미트씨는 딸과 함께 임신 중인 동생 다와(35)씨도 잃었다.
지난 27일 수해로 경기도 광주시 다문화가정의 행복과 꿈이 산산조각이 나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 27일 오후 폭우로 김학태(50)씨의 몽골인 입양아 올즈보이오강거(18ㆍ한국명 김유진)양과 김씨의 몽골인 처제 다와(35)씨가 숨졌다.

광주시 곤지암2리에 살고 있던 오강거양과 다와씨는 옆집 할머니가 뒷마당에 내놓은 장판이 배수구를 막아 물이 차오르자 이를 치우려다 변을 당했다.

이웃집 할머니의 부탁을 받은 오강거양이 혼자 힘으로 힘들어 건너편에 살던 이모 다와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두 사람은 장판을 들어올리는 순간 세찬 물살에 배수구로 빨려 들어갔다.

이들의 시신은 각각 1㎞와 3㎞ 떨어진 하천에서 상처투성이로 발견됐다.

한국계 미국인 윌리엄 박(51ㆍ한국명 박완식)씨와의 사이에 4살과 2살 난 남매를 둔 다와씨는 두 달 전 입국했고 임신한 상태였다.

박완식ㆍ다와씨 부부는 언니 부부 집 건너편에서 보증금 없이 월 30만원짜리 월세방에 네 가족이 살고 있었고 남편 박씨는 직장을 구하고 있던 중이었다.

다와씨 부부의 한국행은 언니 체크미트(46)씨가 김학태씨와 재혼해 한국에 정착한 것이 계기가 됐다.

김씨는 한국에서 일하던 체크미트씨와 만나 2007년 재혼하고 체크미트씨와 몽골에서 낳은 오강거양 남매를 입양했다. 김씨와 전처 사이의 29살 아들까지 합쳐 5명의 다문화 가족이 꾸려진 셈이다.

남편 김씨는 용달화물차를 운전하고 아내 체크미트씨는 인력소개소를 통해 온갖 허드렛일을 했지만, 함께 있어 행복했다.

오강거양은 곤지암중학교를 졸업하고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해 대학 진학을 꿈꾸고 있었다. 2009년에 한국 국적을 취득했고 지난 5월에는 주민등록증까지 나왔다.

곤지암외국인교육센터에서 오강거양에게 한국어를 가르친 문성도(47) 목사는 "국어국문학을 전공해 몽골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관광경영학도 공부하고 싶어했던 영민하고 꿈이 많은 아이였다"고 말했다.

딸과 처제를 잃은 김학태씨는 "서로 다른 국적의 사람들이 만나 힘들지만 행복한 가정을 꾸리려고 했는데...제가 한국으로 불러들이지 않았다면..."이라고 울먹였다.

광주시는 "김씨 가족은 소외계층 지원대상이 아니고 박씨 가족은 외국인 가정이어서 제도적인 차원에서 지원이 어렵다"며 "재난 사망사고여서 재해보상비 명목으로 500만원을 지원하고 민간단체 등과 연계해 돕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오강거양의 시신은 29일 성남 화장장에서 화장됐다. 몽골 국적의 다와씨의 시신은 사망신고와 유족 방문 절차 때문에 아직 곤지암장례식장에 안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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