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면산 산사태로 사망자 3명이 나온 래미안 방배아트힐 아파트 자치회장인 곽창호(55)씨는 31일 “산사태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곽씨는 “서초구와 서울시는 천재(天災)라고 계속 주장하는데, 이는 당국의 관리·감독이 부족해서 발생한 인재(人災)다”라고 말했다. 사망자 6명이 나온 방배동 전원마을 주민들도 지자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인들이 31일 오전 우면산 산사태로 폐허가 된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방역활동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
우면산 자락에는 예술의전당 밑으로 길이 3㎞, 왕복 4차선의 우면산 터널이 지나가고 강남순환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터널 1개가 추가로 더 뚫릴 예정이다. 또 최근 몇 년 동안 산 주변에 보금자리주택과 국민임대주택 수백 가구가 속속 들어섰다.
환경단체는 “이런 크고 작은 난개발이 가뜩이나 약해진 우면산 지형에 변화를 가져왔다”며 “체계적 관리를 하지 않은 구청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산사태 피해를 놓고 소송이 제기된다면 서초구가 산사태 위험지역인 우면산에 적절한 예방조치를 했는지, 사고 당시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했는지 여부로 잘잘못이 가려진다. 그동안 법원은 지자체가 시설물 관리나 재해방지를 위한 조치를 다하지 못했다고 판단될 때에 주민들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해왔다. 법원 관계자는 “지자체의 경우 한두 차례 현장조사와 대책 수립만으로는 부족하고, 지속적 확인 등 꾸준한 조치를 했다는 것이 입증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heyd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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