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1위 ‘장애인’ 4위로‘인종·피부색’ 응답 6% 달해 우리나라 성인들은 학력이나 학벌 차별을 가장 심각한 차별로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김태홍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6월 전국 16개 광역시도의 만 20세 이상 남녀 9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차별’을 묻는 항목에 응답자의 29.6%가 ‘학력이나 학벌’ 차별이라고 답했으며, 동성애자(16.0%), 외모(11.7%), 장애인(10.7%), 출신국가(6.8%), 미혼모(6.2%), 인종 및 피부색(6.0%), 고령자(4.0%), 출신지역(3.4%), 여성(2.6%)이 뒤를 이었다.
학력·학벌을 꼽은 비율은 2004년 진행한 설문조사(2000명 대상 개별면접조사) 결과에 비해 8.1%포인트 증가했고, ‘인종 및 피부색’ 역시 2004년 조사에서는 거의 응답자가 없었으나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04년 같은 조사에서는 장애인(27.6%), 학력 및 학벌(21.5%), 출신 국가(10.6%) 순으로 나타났다.
차별에 대한 인식은 남녀가 조금 달랐다. 여성은 학력·학벌에 이어 외모, 동성애자, 장애인 순으로 차별이 심각하다고 답했고, 남성은 학력·학벌에 이어 동성애자, 장애인, 외모, 인종 및 피부색을 꼽았다.
더위 잊은 대학생 구직 행렬 1일 서울 화양동 건국대학교에서 열린 ‘스마트 KU 잡페어(채용박람회)’에서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 각 기업들의 부스 앞에서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박람회에는 50여개 기업이 참여했다. 이종덕 기자 |
한편 연구진이 실제로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된 전체 2674건의 차별 관련 진정을 분석한 결과, 장애(1642건)가 가장 많았고 성희롱(212건), 나이(194건), 사회적 신분(82건), 성별(80건), 병력(41건) 순으로 조사돼 설문조사와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김 연구위원은 “유럽과 비교하면 학력 및 학벌 차별, 외모 차별, 미혼모 차별은 한국 특유의 차별이라고 할 수 있다”며 “현재 국회 계류 중인 ‘학력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은 고용분야의 학력차별에 치우쳐 있고, 외모·미혼모 차별 등은 전담 부처가 없어 정책적으로 예방 및 해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이 2009년 차별에 대해 조사한 ‘유로바로미터’ 설문 결과에 따르면 유럽인들은 가장 만연해 있는 차별로 ‘인종 및 민족 차별’(61.0%)을 꼽았고 연령(58.0%), 장애(53.0%), 성적 지향(47.0%) 순으로 답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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