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적잖은 충격을 받고 깊은 고민을 하는 눈치다. 당내에 경쟁력을 갖춘 유일한 인사인 나 최고위원마저 안 원장에게 상대가 안 되는 데다 외부인사 영입도 지지부진해서다. 당내 개혁모임 ‘새로운 한나라’ 소속 초선 의원은 “젊은이의 꿈과 미래를 대변하는 ‘아이콘’인 안 원장이 20∼30대는 물론 장년층(40∼50대)까지 표의 확장성을 보이고 있다”며 “안 원장의 득표력이 상당한 것 같다”고 밝혔다. 여당에서 그나마 20∼30대에 인기 있는 나 최고위원의 장점이 안 원장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당 밖의 떠오르는 대항마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주호영 인재영입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여러모로 인재영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며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적합 후보로 꼽히는 영입인사는 안 보인다. 한 핵심 당직자는 “사실상 대책이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자연히 ‘안철수 대세론’ 형성에 대한 우려가 퍼지고 있다. 수도권 한 중진 의원은 “여당의 마땅한 후보가 부각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석 연휴 동안 안 원장이 화제가 될 때 대세론이 확산될 수 있다”며 “추석 이전에 여당의 유력 후보군을 반드시 부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안철수 거품론’도 제기된다. 친이(친이명박)계 한 의원은 “현재 언론에서 안 원장만 조명하니 지지율이 30% 후반대까지 나오지만 시간이 가면 30% 초반까지 내려올 것”이라며 “그러면 30% 초반 지지율을 확보한 한나라당과 안 원장이 사실상 양강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현 대변인은 “3자 구도로 가면 안 원장과 민주당이 단일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단일화가 무산되면 민주당 지지자가 안 원장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고 여당에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와대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기류다. 핵심 관계자는 “안 원장이 치고 올라간다면 여당도 특단의 대책을 세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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