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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4년3개월 만에 비준 ‘눈앞’… 訪美 MB에 ‘선물보따리’

입력 : 2011-10-05 02:36:29 수정 : 2011-10-05 02:3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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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이행법안 의회 제출
2011년 10월3일 오후 4시. 미국 대통령의 문장(紋章)이 찍힌 3개의 대형봉투와 16개의 서류상자가 미 의사당에 도착했다. 3개 봉투 중의 하나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이 들어 있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한·미 FTA 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한 것은 올 겨울 한·미 FTA 시대의 개막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2007년 6월30일에 서명된 한·미 FTA의 이행법안의 의회 제출 시점을 놓고 대통령 취임 이래 2년8개월가량 고민을 계속했다. 이날 드디어 보좌진에게 ‘큐’사인을 보냈다. 백악관과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실이 막후협상을 통해 무역조정지원(TAA) 제도 연장안과 한·미 FTA를 비롯해 미국·콜롬비아, 미국·파나마 FTA 이행법안을 다음주 중에 동시에 처리하기로 최종 합의를 보았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베이너 의장은 한·미 FTA 이행으로 일자리를 잃는 노동자를 위한 직업훈련 프로그램인 TAA 연장안과 FTA 이행법안 처리 순서 문제로 ‘형님 먼저, 아우 먼저’식의 신경전을 벌여 왔다. 내년 대선을 앞둔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표밭인 노동계를 의식해 “TAA 없이 FTA를 이행할 수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 베이너 의장 측은 “백악관이 FTA 이행법안을 먼저 제출하면 TAA 연장안도 알아서 처리해 주겠다”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 측은 “그랬다가 FTA 이행법안만 처리하고 TAA 연장안을 서랍 속에 처박아두면 우리는 닭 쫓던 개 신세 된다”며 두 사안의 동시 처리 일정을 받아내려 했다.

결국 베이너 의장이 한 발 뒤로 물러섰다. D-데이는 10월12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빈으로 미국을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대좌하는 하루 전날 FTA 비준안과 TAA 연장안이 한꺼번에 처리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일 “전통적으로 무역협정에 대한 반발이 거셌던 하원에서 상대적으로 별 어려움 없이 협정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미무역대표부(USTR), 주미 한국대사관 등은 여러 차례에 걸쳐 표 점검을 했다. 전통적으로 자유무역에 소극적인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는 상원은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상원 의원들은 지역구보다는 국가 이익을 따지는 ‘통큰 정치’를 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하원이다. 비록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공화당이 하원의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지만 하원 의원들은 지역구 이해관계에 극도로 민감한 편이다.

한국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하원 의원들을 상대로 표를 점검한 결과 한·미 FTA 이행법안에 대한 표결이 당장 실시되면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의원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앞으로 일주일 동안 FTA 비준을 둘러싼 불꽃튀는 단기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최대 노조인 산별노조총연맹(AFL-CIO)은 한·미 FTA의 비준 저지를 위해 총력전을 전개할 예정이다. AFL- CIO는 4일 미 국회의사당 앞에서 FTA 반대시위를 벌인다. 미국 하원의 ‘무역워킹그룹’ 소속 의원들도 이 시위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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