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이달 처리” 재확인… 28일 본회의 상정할듯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3일(이하 현지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내주까지 이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집권당인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는 상원은 하원에 이어 빠른 시일내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미 FTA 이행법안은 4년3개월의 우여곡절 끝에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13일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미 의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백악관과 공화당 하원 지도부는 오는 12일 ‘무역조정지원’(TAA) 제도 연장안을 전체 회의에서 표결하고, 하원 세입위원회에서 한·미 FTA 이행법안에 대한 최종 절충 절차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
미국 정치권이 FTA로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있는 미 노동자들을 지원하는 TAA 제도를 연장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한·미 FTA 이행법안은 별다른 장애 없이 가결될 것으로 보인다. 하원 세입위는 5일 이행법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하원 지도부의 의지대로 신속히 진행될 경우 빠르면 11일, 늦어도 12일 하원 본회의를 통과할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한·미 FTA로 7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며 “한·미 FTA가 통과되지 않으면 중국, 일본에 뒤진 한국 내 미국 상품 점유율이 더욱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성명을 통해 “협정이 ‘메이드 인 아메리카’가 찍힌 제품을 만드는 미 전역의 수십만 근로자를 돕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3개 FTA 이행법안 가결이 하원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조속한 처리 입장을 밝혔다.
정부와 한나라당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4일 미 정부가 한·미 FTA 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한 데 대해 “미국 의회 상황에 맞춰 우리도 비준안을 처리할 것”이라며 정기국회 회기 중인 10월 처리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오는 18∼19일 외통위에서 처리한 뒤 28일 본회의 의결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미국의 비준 시기에 맞춰 이번 정기국회에서 한·미 FTA가 반드시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박성준 기자,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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