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삼엽충 그릴’로 혹평을 받기도 하지만 미국에서는 현대차를 보는 미국인의 눈높이를 한단계 끌어올렸다. 이 차의 디자인은 미국 디자인센터와 국내 남양 디자인센터 간 내부 경쟁의 산물이다.
최근 현대차 미국 디자인센터를 찾아 선임디자이너 안드레 허드슨(35·사진)을 만났다. 센터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어바인시에 자리 잡고 있다.
그는 GM에 7년 동안 몸담으며 디트로이트와 영국 등에서 일했다. 캐딜락 씨엔과 수많은 콘셉트카, 새턴의 스카이 로드스터 등의 디자인에 참여했다. 현대차에 입사해서는 선임 디자이너로 YF쏘나타 디자인을 주도했고, 신형 아반떼(엘란트라)와 제네시스 쿠페 등의 디자인에도 참여했다.
허드슨은 “YF쏘나타가 가장 자랑스러운 결과물”이라고 자부했다. “쏘나타야말로 예전에 현대차에 전혀 관심이 없던 고객들을 현대차에 주목하게 한 일등공신”이라고도 했다.
YF쏘나타 |
유연한 역동성을 강조하는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 ‘플루이딕 스컬프처’(Fluidic Sculpture)와 관련해서는 “현대차만의 새로운 ‘외모’(look)로 각광 받고 있다”며 “경쟁업체가 우리의 디자인 작업에 관심을 갖게 한 핵심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또 “현대차는 이미 품질과 신뢰성 면에서는 큰 발전을 이룬 만큼 우리는 앞으로 ‘플루이딕 스컬프처’를 계승하면서 과감하고, 아름답고, 또한 표현력 있게 디자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드슨은 최근 현대차를 보는 시선이 달라진 점에 적잖이 고무돼 있었다. 그는 “업계의 지인들과 대화해보면 우리가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지 꽤 관심을 갖고 있다”며 “쏘나타는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중형세단 시장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고, 엘란트라의 디자인은 현존하는 차들 중 가장 뛰어난 수준이며, 제네시스 쿠페는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자연에서 영감을 많이 얻는다는 그는 “미국 디자인센터는 미국에서 현대차만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우리는 고객들이 기대하는 것 이상을 항상 제공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어바인(미국)=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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