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D는 모두에 ‘공정한 경기장’ 제공"

프라이 ICC 국제중재법원 사무총장

“‘공개 무역을 증진시킬 필요가 있느냐’고 먼저 묻고 싶네요. 대답이 ‘그렇다’라면, (ISD와 같은) 적절한 국제 분쟁 해결 절차는 자유무역협정(FTA)이나 투자협정 성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군요.”

개정 중재규칙을 홍보하기 위해 방한한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법원의 제이슨 프라이(45·사진) 사무총장은 26일 “투자자·국가소송제(ISD)가 한국에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한국이 공개 무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미국과 FTA를 맺는 것이라면 ISD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조언이었다.

그는 ‘한·미 FTA의 ISD 조항이 한국의 사법권을 침해한다는 우려가 일부에 있다’고 전하자 “ISD는 모든 사람에게 공정한 경기장을 제공하는 것과 같다”면서 “ISD가 특정 국가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그는 ISD를 비롯해 중재 제도가 무엇보다도 투자자에게 공정성에 대한 확신을 심어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재 제도의 장점으로 두 당사자가 중립적인 장소·규칙·중재자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당사자끼리 중재자를 추천하거나 지정하고 전문지식을 지닌 중재부 판단의 공정성에 확신을 가질 수 있다”면서 “그러나 법원 소송에서는 판사가 좋은지, 전문 분야를 제대로 이해하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변호사들의 중재 전문성에 대해 “10∼15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 기업들은 국제중재를 위해 외국 로펌을 썼는데, 이제는 한국 로펌이 대규모 분쟁을 단독으로 맡는 상황이 됐다”면서 “한국 변호사들이 외국으로 나가 중재 제도를 배우고 로펌들이 외국인 변호사를 영입한 결과 이제 그 경험을 해외로 역수출하는 급성장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뉴질랜드 출신인 프라이 총장은 1999년부터 세계 3대 로펌 중 하나인 영국계 로펌 클리퍼드 찬스의 파리사무소에서 파트너 변호사로 지내면서 7년간 ICC 국제중재법원 중재위원으로 활동했으며, 2007년 10월부터 사무총장을 지내고 있다.

박희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