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洪 "기득권 고집땐 좌시 안할 것" 홍준표 대표의 거취와 재창당 문제를 둘러싼 한나라당 내홍이 격화일로다. 쇄신 연찬회와 의원총회를 통해 ‘재신임’을 두 번 받은 홍 대표와 “인정할 수 없다”는 쇄신파 중심의 ‘반홍준표’ 세력이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쇄신파는 탈당설을 흘리며 홍 대표를 옥죄고 있고 홍 대표는 쇄신안 카드를 꺼내들어 반전 기회를 노리고 있다. 서로 “갈 데까지 가보자”는 결기다.
쇄신파 등으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8일 여의도 당사에서 당 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
이 모임에 속한 원희룡 의원은 전날 최고위원직을 던진 데 이어 라디오 출연 등을 통해 집단 탈당설을 퍼트렸다. 탈당 고민파의 구체적 숫자(3, 4명)까지 적시해 당 지도부가 쇄신파 요구를 거절하면 집단행동을 선택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쇄신파의 위협에도 개의치 않고 홍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당 쇄신과 재창당에 관한 로드맵을 발표했다. 사퇴론을 잠재우기 위한 발 빠른 대처에 나선 것이다. 홍 대표는 “저는 집권여당의 대표로 22만 당원에 의해 선출됐다. 자리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무책임하게 대표를 그만두고 나가 버리면 당의 대혼란이 초래된다”며 대표직 수행 의지를 분명히 했다. 또 “재창당을 하기 위해선 공천절차가 일찍 완료돼야 한다”며 ‘선공천 후재창당’ 계획을 제시했다.
쇄신파 사이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차명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공천을 한 다음에 재창당을 하는 것은 재창당의 수순이 아니다”라며 “당 지도부를 구성하는 재창당부터 시급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우리도) 가만히 있기 어려울 것 같다”고 경고했다. “(홍 대표가) 사실상 공천권을 쥐고 흔들어서 잡음이 새는 것을 막아보자는 것 아니겠느냐”는 판단에서다.
박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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