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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죽음을 애도하며 흘리는 눈물은 진짜일까.

김 위원장 사망 후 평양 주민들은 눈물을 흘리고, 김일성 주석 동상 앞에서 통곡하는 등 비탄에 잠긴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영국 BBC는 20일 인터넷판에서 주민들의 이 같은 반응이 ‘진정으로 김 위원장을 잃은 슬픔인지, 아니면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온 행동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영국 정신과 의사이자 작가로 1989년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는 앤서니 대니얼은 이에 대해 “진짜 슬픈 것일 수도 있지만, 끔찍한 두려움과 공포, 미래에 대한 불안이 뒤섞이면서 집단 히스테리를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집단 히스테리란 관계가 밀접한 집단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으로, 집단 구성원 한 사람의 감정이 다른 이들에게 전파돼 집단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것으로 말한다. 다른 구성원들은 진심이 아니라 모방에 의한 행동을 보일 수도 있다. 

대니얼 박사는 “북한 정권은 많은 것이 금지되고, 강제적”이라며 “1989년 방문 당시에도 집단 히스테리를 제외하고는 사람들이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기장에 김일성 주석이 등장했을 때 모든 사람들이 일어나 주석을 찬양하며 소리내 울부짖었던 기억을 언급했다. 

대니얼 박사는 “스탈린이 죽었을 때도 북한만큼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슬퍼했다”며 “영국 다이애나비가 사망했을 때 일부 사람들은 대중 심리에 반하기 싫어 우는 경우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주재 LA타임스 통신원 출신 바버라 데믹이 쓴 책 ‘부러울 게 없다’를 보면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후 ‘사람들이 경쟁적으로 슬픔을 과도하게 연출하고 있었다”고 적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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