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가 당면한 특명 과제다. ‘돈 놀음 전당대회’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불 번지듯 퍼지고 있어서다. 조기 수습 실패 시 당은 물론 비대위의 존재감마저 사라질 수 있다. 비대위 내부에서도 검찰만 쳐다보지 말고 고강도 ‘자구책’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나라당 권영세 사무총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9대 총선 공천기준 제시 등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디도스 국민검증위’를 맡은 이준석 비대위원은 8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사과할 게 있으면 시간 끌 이유가 없다”며 대국민사과를 촉구했다. 한 고위 당직자도 “지난번 디도스 문제 때도 당이 (신속한 사과와 최구식 의원 조치 등) 제대로 대처했다면 홍준표 대표 체제는 지금까지 갔을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고승덕 의원에게 300만원을 제공·전달한 측은 물론 돈을 받은 의원의 출당조치나 공천배제 방침이 뒤따라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일각에선 고 의원이 이날 검찰에서 지목한 것으로 전해진 박희태 국회의장 퇴진을 비대위가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김종인 비대위원은 “한나라당이 내부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말로만 사과하고 행동이 안 따르니까 이 지경이 된 것”이라며 “책임질 사람은 모두 책임지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명확한 돈거래 증거가 없는 이번 사건의 수사 속도다. 이상돈 비대위원은 “검찰이 수사결과를 명쾌하게 빨리 밝혀주지 않으면 비대위의 쇄신이나 한나라당 총선이나 다 끝장”이라고 우려했다.
비대위는 도덕성 등에서 더욱 강화된 공천기준도 ‘조속히’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공천 등 정치쇄신과 관련한 구체적 기준은 내일(9일) 회의에서 개략적 방향 정도는 제시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비대위 정치쇄신분과에선 지역구 후보 공천 방안 중 하나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 80%, 전략공천 20%’로 하되, 현역의원 프리미엄을 제한하는 방식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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