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할레 경제연구소 진단 결과 밝혀 북한의 갑작스러운 붕괴 등으로 남북한 통일이 이뤄지면 통일 비용으로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24%가 필요하다는 독일 경제연구소의 진단이 나왔다.
독일 할레 경제연구소 울리히 블룸 소장은 독일 일간지 빌트 기고문을 통해 “북한의 뒤처진 경제력 때문에 한국은 통일 기금을 조성한다고 해도 통일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며 이 같이 전망했다.
블룸 소장은 통일 비용 추산 근거로 1990년 독일 통일 당시 옛 서독 국내총생산의 6%가 옛 동독 지역에 투입됐다는 점을 제시했다.
당시 동독은 서독에 비해 인구 규모와 1인당 국내총생산이 각각 20% 수준이었다.
하지만, 현재 한국 대비 북한의 인구 규모는 40%인 반면 1인당 국내총생산은 5%에 불과하다는 것이 블룸 소장의 설명이다.
그는 옛 동독과 마찬가지로 북한에서 한국으로 대규모 주민 이탈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그러나 한국은 이를 흡수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블룸 소장은 한국은 통일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협조 없이는 어렵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이 일종의 인큐베이터 전략인 경제특구 전략으로 북한에 진출할수 있지만 오늘날 개성공단이 보여주 듯 근본적인 제도의 변화 없이는 북한 개방에 성공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블룸 소장은 통일 과정에서 독일이 경험한 것 처럼 한국에서도 대규모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북한을 위한 대규모 재건원조는 한국내 물가상승을 초래할 것이며 한국의 무역흑자를 상당 부분 줄어들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블룸 소장은 북한이 주로 군시설 분야에서 보유한 연구혁신 환경은 동독 재건과정에서 볼 수 있던 것처럼 장기 번영을 위한 관점에서 유지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북한의 체제변경이 1990년대 이후 중국과 베트남과 같은 ‘탈공산주의’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며, 이러한 희망이 지난 20년간 바깥세상이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알지 못하는 북한 내부에 전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온중 기자 ojhw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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