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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폭력근절… 학교홈피는 대책 감감

입력 : 2012-02-20 23:49:41 수정 : 2012-02-20 23:4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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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중학교 사이트 열어봐도 신고전화 공지 없어

학교측 “방학 중이라 개편 못했다”… 군색한 변명만
“학교 홈페이지에서 학교폭력에 관한 정보를 전혀 찾을 수가 없네요. 홈페이지는 학교의 얼굴인데….”

서울의 한 경찰서에서 학교폭력을 담당하는 A경정의 표정이 굳어졌다. 일선 학교에서 학교폭력과 관련해 홈페이지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일일이 사이트를 열어봤지만 제대로 홍보가 돼 있는 곳을 찾기 힘들었던 것. A경정은 “117 신고전화 등을 알리는 데 학교 측이 소극적인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부가 지난 6일 종합대책을 내놓는 등 학교폭력 근절을 범국가적 의제로 제시했지만, 정작 일선 학교 홈페이지에서 학교폭력 근절 의지를 느낄 수 있는 곳은 드물었다. 취재팀이 20일 서울시내 중학교 64곳의 홈페이지를 검색한 결과 메인 화면에 ‘117 학교폭력 통합신고전화’나 관련 기관 링크를 걸어둔 곳은 12곳이 고작이었다. 그나마 새로운 대책을 반영한 학교는 3곳뿐이었다.

강서구 관내 중학교 21곳의 경우 학교폭력과 관련한 팝업창을 띄워놓은 곳은 6곳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5개 학교의 팝업창 내용은 정기적으로 공지하는 ‘학교폭력 자진신고기간’ 안내나 ‘청소년전화 1388’에 대한 홍보였다. 1개 학교만이 ‘안전Dream’(www.safe182.go.kr)을 비롯해 ‘신고전화 117’, ‘문자신고 #117’ 등을 홍보하고 있었다.

다른 구 상황은 더 심각했다. 동작구에서 팝업창을 띄운 곳은 1개 학교뿐인데, 2010년 3월 게시한 것이었다. 관악구의 경우 팝업 공지를 한 4개 학교 중 1곳만 최근 대책을 반영하고 있었고, 영등포구 역시 최근 대책을 홈페이지에서 제대로 알리고 있는 학교는 1곳에 불과했다.

홈페이지 접속 시 나타나는 메인 페이지도 제대로 관리되는 곳이 드물었다. 대다수 학교가 과거 대책을 배너광고 등을 통해 알리고 있을 뿐 ‘신고전화 117’ 등을 눈에 띄게 배치한 곳은 없었다.

이런 상황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이 활성화되고 홈페이지 활용도가 낮아지면서 관리가 소홀해진 데 따른 측면도 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학교 측의 성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주부 박모(45)씨는 “학부모 입장에선 학교 홈페이지가 접근하기 가장 편한데, 막상 들어가 보면 이번에 발표된 정부 대책은 고사하고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다”며 “무슨 일이 생겼을 때 홈페이지만 접속하면 바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서구의 한 중학교 관계자는 “아직 공문을 받지 못한 데다, 방학과 맞물려 인사이동이 많아 홈페이지를 개편하지 못했다”며 “3월 개학과 동시에 팝업창을 만들고 학부모에게 문자로 공지하는 등 적극 홍보하겠다”고 해명했다.

오현태·박영준 기자 sht9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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