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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 100명 중 8명만 스마트폰 보유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사는 주부 임모(38)씨는 스마트폰을 사 달라고 조르는 첫째 아이만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아이는 친구들이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고 블로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만나 노는데 자기만 스마트폰이 없어 어울리지 못한다고 하소연하는 일이 잦아졌다. 임씨와 남편의 월수입은 고작 140만원. 지체장애인 둘째 아이를 돌보느라 빠듯한 살림에 한 달 5만∼6만원씩 나가는 스마트폰을 사줄 형편이 못 된다.

“아이가 ‘나만 외톨이’라고 말할 때면 마음이 아파요. 따돌림을 당하지 않을까 겁이 나기도 합니다.” 임씨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스마트폰 시대의 개막과 함께 ‘모바일 정보격차’가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2011 정보격차지수 및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장애인·저소득층·장노년층·농어민·탈북자·결혼이민자 등 취약계층의 모바일 정보화 수준은 일반 국민을 100점으로 봤을 때 26점에 불과했다. 스마트폰 보유율도 8.6%로 전체 국민 39.6%보다 31%포인트나 낮다.

문제는 이 같은 정보격차가 시간이 흐를수록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전체 국민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전년 대비 25.1%포인트나 증가했지만 취약계층의 보유율은 고작 7.3%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모바일 정보격차가 심해지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출고가가 보통 80만∼90만원이다. 비싼 제품은 100만원에 육박한다. 이동통신사들이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장애인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고 하지만 기기값과 요금제가 워낙 비싸 이들에게는 ‘그림의 떡’과 같다.

차상위계층이 이동통신사 A사의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6GB·88만원 기준)를 살 경우 가장 싼 월 3만4000원 요금제로 24개월 약정 가입하더라도 단말기 할부금은 월 3만6667원, 차상위계층 35% 할인율을 적용한 통신비는 월 1만9305원이 든다. 매달 5만5972원을 내야 한다.

취약계층에게 스마트폰은 먼 나라 이야기다. 지난해 소득 하위 10%인 1분위의 월 소득은 83만1396원으로 상위 10%인 10분위의 월 소득 869만2134원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하지만 통신비는 1분위가 6만2745원으로 10분위의 18만1219원과 3배 정도 차이 날 뿐이다.

신광영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스마트폰 사용이 대중화할수록 소득수준이나 생활여건에 따른 정보격차가 심각해질 것”이라며 “모바일 시대 정보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엄형준·이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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