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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토크] 산모 연령·몸무게는 증가하는데 기준은 과거…제왕절개 늘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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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4-04 14:32:12 수정 : 2012-04-04 14:3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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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하루가 다르게 빨라지는 세상에서 느려지는 것이 있다. 산모의 분만이다. 미국 산모들의 분만시간이 50년 전보다 2시간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병원에서는 과거 정상 분만시간을 기준으로 분만 개입 시기를 판단하고 있다. 이는 제왕절개수술 증가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3일(현지시간) 미 국립 소아건강 및 인간발달 연구소의 캐서린 로혼 박사팀이 1959∼66년 3만9419건과 2002~08년 9만8359건의 출산 사례를 비교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첫 아이 분만시간은 2000년대 산모들이 평균 6.5시간으로, 1960년대 3.9시간보다 2.6시간이나 길었다.

둘째 아이 출산 때에도 분만시간은 2000년대 산모들이 3.0시간으로 1960년대(1.2시간)보다 배 이상 길었다.

연구진은 이 같은 현상이 산모들의 연령 및 몸무게 증가 등 여러 요인과 복합적으로 관련돼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이번에 비교대상이 된 산모들의 평균 연령은 1960년대와 2000년대가 각각 24.1세와 26.8세였으며, 체질량지수(BMI·25이상이면 비만)는 각각 26.3, 29.9로 차이 났다.

또 과거에는 분만 속도를 높이려고 분만 10건중 4건에서 수술용 겸자를 썼으나,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아이를 쉽게 낳도록 하는 회음부절개술 비율은 60년대 68%에서 2000년대 17%로 떨어졌다. 대신 요즘에는 분만고통을 줄이려고 약물을 주사를 하는데, 분만시간을 늘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분만 상황 변화를 감안하지 않고 50년 전 기준을 그대로 써 문제라고 지적한다. 분만이 오래 걸리더라도 산모와 태아 건강에 문제가 없다면 의료진이 서둘러 개입할 필요가 없는데도, 분만촉진이나 제왕절개수술을 하게 된다는 것. 특히 제왕절개수술은 산모와 신생아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1960년대 첫 아이 출산 산모의 3%만이 제왕절개수술로 아이를 낳았으나 2000년대 12%로 크게 늘었다.

미 보건복지부 산하 의료기술평가기관인 AHRQ에 따르면 자연분만 비율은 1997년 전체 출산의 79%에서 2008년 67%로 떨어졌다.

제왕절개수술은 의료비 부담으로 이어진다. 미국 병원에서 간단한 자연분만은 3400달러(380여만원)가량 드는 데 비해 간단한 제왕절개수술은 5700달러(640여만원)가 든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입원하는 사유는 출산이다.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july1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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