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담당형사 모두 살인자” 울분 경기 수원의 20대 여성 엽기살해 사건을 수사한 경기 수원중부경찰서는 10일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경찰은 범인 오원춘(42)의 여죄나 일부 언론에 보도된 녹취록 속의 오씨 음성 등 수많은 의혹은 접은 채 공을 검찰로 넘겨 유족들로부터 ‘부실수사’라는 거친 항의를 샀다.
사죄하는 수원중부서장 김성용(왼쪽) 수원중부경찰서장과 수사진들이 10일 수원중부경찰서를 찾은 수원 살인사건 피해자 유가족들에게 면담에 앞서 허리 숙여 사죄하고 있다. 수원=뉴시스 |
또 오씨가 국내에 입국한 2007년부터 수원으로 이사오기 전인 지난해까지 거제, 부산, 제주, 용인, 대전 등에 거주한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경찰청과 공조수사를 진행했으나 여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오씨의 여죄 수사는 검찰로 넘어가게 됐다. 그러나 경찰수사결과 발표를 들은 유족들은 ‘부실수사, 실수투성이 경찰’이라며 강력하게 항의하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피해여성의 이모부 박모(51)씨는 “청장 딸이었다면 집집마다 방문 수사 안 하고 놔두시겠어요. 실수투성이에다 납득하기 어렵네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남동생 B(25)씨는 “일목요연하게 떨어지는 수사과정이 하나도 없고 녹취록을 공개해 달라고 해도 절차를 핑계대며 ‘기다리라’는 말만 하면 어떡하냐”며 “누나를 찾는 데도 절차 따지고 기다리다 참극을 맞은 게 아니냐”며 울분을 토했다.
보도진을 마주한 B씨는 “신고받은 사람, 부실수사한 사람 모두 살인자”라며 언성을 높인 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싫어지고 있다”며 끝내 눈물을 훔쳤다.
한편 오씨를 담당했던 수원남부경찰서의 한 직원은 “유치장에 있는 동안 오씨는 범죄자라는 인식은 눈곱만큼도 없이 매끼니 식사를 꼬박꼬박 챙겨먹으며 휴식시간에는 독서하는 여유까지 보여 보는 사람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고 전했다.
수원=김영석·조성호 기자 lovek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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