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13조나 늘어 자영업자 부채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베이비붐(1955∼1963년생) 세대의 창업으로 은행 대출이 크게 증가한 탓이다. 경기 침체 속에서 과도한 부채 증가는 대출금 연체와 연쇄 부도의 후유증을 초래할 위험성이 크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소호(SOHO·소규모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09조3227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작년 6월 말 대출잔액 96조297억원보다 13.8%, 13조2930억원이 늘었다.
지난 5월 자영업자가 584만6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자영업자 1명당 5대 은행에서만 1870만원씩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5대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은 2009년 말 88조7430억원에서 2010년 말 92조8281억원, 2011년 말 103조561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증가 속도는 2010년 4.6%에서 지난해엔 두 배가 넘는 11.0%로 빨라졌다.
대출잔액은 국민은행이 지난달 말 39조853억원으로 가장 많다. 증가율은 하나은행이 24.2%로 가장 높고, 농협 21.6%, 국민 18.6%, 신한 10.3%로 뒤를 이었다. 한 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곳은 증가율 0.8%인 우리은행 한 곳뿐이었다.
자영업 대출 급증은 베이비붐 세대들의 퇴직 후 창업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자영업자 수는 1년 새 18만6000명 증가했다.
은행권은 앞장서 대출을 부추겼다. 금융당국이 지난해부터 가계대출을 규제하자 은행들이 자영업자를 겨냥해 대출경쟁을 벌인 것이다.
자영업 대출은 향후 연체대란의 위험성을 예고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작년 말 0.8%이던 자영업자 연체율은 지난 5월 말 1.17%까지 치솟은 상태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대출의 취약 부분인 자영업자 대출에서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며 “자영업 문제가 향후 가계부채와 서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대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원재연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