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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자동차 '新 적벽대전'…"美 포기 못해"

입력 : 2013-01-04 22:23:47 수정 : 2013-01-04 22: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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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업계 최근 4년간 성적표 살펴보니
일단 현대·기아차 우세…속도내는 도요타·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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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한·일전 못지않은 전쟁터가 있다. 미국 자동차 시장이 그렇다. 수년 전부터 현대·기아차가 급성장하면서 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 내로라하는 일본의 자동차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차 빅3의 안방 경쟁을 빼면 현대·기아차와 일본차가 미국시장에서 적벽대전을 펼치는 듯하다. 최근 4년간 성적표를 놓고 보면 일단 현대·기아차의 우세다. 도요타 리콜사태, 동일본 대지진, 엔고 악재가 겹친 일본차가 죽을 쑤는 동안 현대·기아차는 반사이익을 누리며 영토를 넓혔다.

하지만 올 들어 상황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 호사다마일까. 현대·기아차에 호재로 작용하던 ‘엔고’ 흐름이 ‘엔저’로 바뀌고 있다. 작년 말 터진 연비과장 파문도 현대·기아차 브랜드 이미지에 상처를 주고 있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작년 미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11% 증가한 126만606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전년보다 9% 늘어난 70만3007대를, 기아차는 15% 뛴 55만7599대를 팔았다. 판매 대수 면에서는 사상 최고다.

주력 모델들이 판매를 견인했다. 지난해 판매가 10만대를 넘어선 현대·기아차 차종은 현대차 쏘나타(23만605대), 아반떼(18만1009대), 기아차 K5(15만2399대), 쏘렌토R(11만9597대), 쏘울(11만5778대) 등 5개였다. K5는 미국 시장 최초로 10만대 클럽에 가입했다.

그러나 2001년 이후 이어지던 점유율 상승세가 처음으로 꺾였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8.7%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2001년 3.3%에서 매년 0.2∼1.2%포인트 이상 성장하던 흐름이 끊긴 것이다. 미국 시장 점유율은 GM 17.9%, 포드 15.5%, 도요타 14.4%, 크라이슬러 11.4%, 혼다 9.8%. 현대·기아차는 3년 연속 6위다.

반면 경쟁사인 도요타와 혼다는 판매량을 늘리며 작년 점유율도 각각 14.4%, 9.8%를 기록, 전년 대비 각각 1.5%포인트, 0.8%포인트 높아졌다. 2009년부터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던 흐름에서 벗어났다.

도요타는 리콜 사태 후폭풍에서 벗어났고, 동일본 대지진과 태국 홍수로 인한 생산차질을 정상화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가고 있다.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신차를 대거 투입하기 시작했다. 특히 엔고에서 엔저로 환율 흐름이 바뀌면서 가격경쟁력도 회복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작년 0.1%포인트까지 좁혀지며 역전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현대·기아차와 혼다의 점유율 격차는 다시 1.1%포인트로 벌어졌다.

현대·기아차는 반전의 묘수를 궁리하고 있다. 점유율 하락은 미국 자동차 수요증가에 비해 생산능력이 받쳐주지 못하면서 빚어진 일시적 현상이라는 것. 올해 경영방침을 ‘품질을 통한 브랜드 혁신’으로 정하고, 일본차의 공세에 맞서 정면승부를 할 태세다. 업계 관계자는 “각종 악재에서 벗어난 데다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차의 반격으로 현대·기아차가 힘겨운 한해를 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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